아산 경찰타운에 구성된 경찰기관. /사진=중도일보DB
정부와 경찰청의 제2중앙경찰학교(이하 제2중경) 최종 후보지 선정이 2년 가까이 표류하면서 유치전도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찰청이 후보지 선정 일정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지자체 차원의 대응이 사실상 멈춘 가운데, 민선 9기 출범 이후 박수현 충남지사와 지역 정치권의 공조가 유치전의 최대 성패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충남도와 아산시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지방선거 등으로 인해 중단됐던 제2중경 건립 타당성(B/C) 분석을 다시 진행 중이다. 지역 내에선 올해 안에는 최종 후보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후보지로 선정된 지자체들이 현재로선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경찰청이 후보지 선정 일정이나 절차를 공유하지 않으면서 추가 자료 제출이나 보완 요청도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2024년 공모 초기에는 단계별 일정에 따라 공모 신청서 작성과 현장평가 등이 진행됐지만, 현재는 진행 상황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원래라면 보완자료를 요청하거나 추가 협의를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아무런 요청사항이 없다"고 토로했다.
행정 차원의 대응이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 정치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차 후보지인 아산은 경찰인재개발원과 경찰대학, 국립경찰병원 건립 등 경찰 관련 기관이 집적된 전국 유일의 지역이다. 제2중경와 연계한 '경찰 교육·의료 클러스터'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난 교통망과 향후 교육·훈련시설 확장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경찰 교육 기능을 충남으로 집적하는 것이 정책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입지 여건에도 불구하고 경쟁 지역인 전북보다 정치권 결집력에서는 다소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민선 8기 당시에는 제2중경 유치를 위한 토론회와 결의대회 등이 열렸지만 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간 정치적 구도가 달라 공동 대응에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반면 전북은 도지사를 중심으로 지역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국회와 정부를 찾아 공동 건의에 나서는 등 조직적인 유치전에 나선 바 있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충남 정치권의 대응 방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수현 지사와 아산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충남 정치권이 당적을 떠나 정부와 경찰청을 상대로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가 유치전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제는 행정이 할 수 있는 일보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며 "충남의 강점은 이미 충분히 알려진 만큼 남은 과제는 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긴밀하게 움직이며 정부를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내포=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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