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대전시청
대전시가 전국 최초로 39세 이하 신혼부부에게 최대 500만 원을 지급하며 결혼을 독려하고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인구 증대의 첫걸음인 출산 환경은 열악하다. 최근 출생 관련 지표가 반등하는 양상이지만 관련 인프라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방정부의 역할엔 뚜렷한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범정부의 의료정책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이른 시일 내 해결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은 대전의 경우 6.1건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년에 이어 이어 2년 연속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건수로 보면 약 8735건으로 전년(7986건) 대비 약 9% 증가했다. 혼인 건수가 증가한 이유는 18~39세 청년이 대전에 주민등록을 두고 혼인신고일을 포함해 6개월 이상 거주하면 1명당 250만 원을 지원하는 조례 때문이다. 부부가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500만 원을 받는다.
사실상 조례를 통해 결혼을 유도하며 전국에서 조혼인율이 가장 높아졌고 결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지만 인구 증대의 다음 걸음인 출산 관련 인프라는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충북연구원 충북정책개발센터가 충청권을 대상으로 조사한 ‘임신·출산 인프라 공급 현황’을 보면 대전에서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는 16곳에 불과하다. 여기엔 대학병원까지 포함됐는데 대학병원의 경우 일반 병원에서 출산이 어렵다는 별도의 진단서 등이 필요한 특수한 상황에서만 분만이 가능하기에 실질적인 분만 가능 산부인과는 10곳 정도다. 지난해 대전에서 7500명(잠정)의 아이가 태어난 것을 고려하면 분만 가능 산부인과 1곳당 750명의 아이를 받은 것이다. 이를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2.05명이다. 이 때문에 분만 가능 산부인과 진료에도 많은 대기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신 막달에 돌입하는 A 씨는 “아무리 예약을 하고 병원을 간다 해도 1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일이 잦다. 힘든 몸을 이끌고 진료를 받는 게 쉽진 않다”라고 말했다.
출산 이후의 인프라 역시 대전은 열악하다. 대전의 산후조리원 현황은 공공 부문엔 단 한 곳도 없고 전부 민간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고작 10곳에 불과하다. 특히 산후조리원의 경우 인근 세종보다 좋은 환경을 갖추지 못했지만 가격은 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의 경우 2주 기준 산후조리원 이용 비용이 기본 350만 원, 룸 업그레이드를 할 경우 비싸게는 600만 원까지 치솟는다. 반면 세종은 제법 신축임에도 200만 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500만 원 지급이라는 조례로 결혼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이후 출산과 산후조리 인프라는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가 산부인과 전문의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공공 부문의 산후조리원 확대를 고민해야 하지만 인프라 확장은 좀처럼 빠르게 이뤄지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결국 대전은 결혼하기만 좋은 환경에 머물 수밖에 없는 만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A 씨는 “500만 원이란 금액이 절대 적지 않아 결혼을 고민하는 청년으로서 대전은 좋은 선택지다. 그러나 산부인과 선택지는 부족하고 대부분 산부인과는 조리원까지 연계돼 조리원 선택권은 없다시피 하다”라고 토로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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