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와 선관위의 부실 선거관리 논란 이후 2030세대 지지율이 하락하자 당내 위기감이 커지면서 8년 만에 제도 부활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별 유불리 논쟁으로 번지며 갈등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지도부에 직접 반영하기 위해 청년최고위원제 도입하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 문제는 누가 청년을 대표하고 어떤 방식으로 대표성을 부여할 것인지보다 어떤 후보에게 더 유리한지를 따지는 셈법이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의 목소를 듣겠다며 시작한 논의가 계파 간 대리전으로 흐르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가장 큰 고민은 청년최고위원이 실제로 청년들을 대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당원 구성상 4050세대의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선출직 청년최고위원은 청년층보다 기존 핵심 당원에게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청년 몫의 자리지만 청년의 선택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대표성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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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청년 부문 최고위원을 별도로 선출한 사례는 2016년 김병관 최고위원이 사실상 유일하다. 당시 김 전 최고위원은 장경태·이동학 후보와의 경선에서 55.6%를 얻어 당선됐다. 당원 투표를 통해 지도부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정통성을 확보했지만 당시 44세의 현역 의원이자 당 주류의 지원을 받은 영입 인사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세대 대표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민주당은 2018년 지도체제를 개편하면서 청년 부문 최고위원제를 폐지했다. 제도가 한 임기 만에 사라졌다는 것은 해당 제도가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청년최고위원제가 청년 주거·일자리·정치참여 문제를 당의 핵심 의제로 정착시켰다고 보기 어렵다.
2020년 박성민, 2021년 이동학 최고위원은 모두 당 대표가 임명한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다. 박성민 전 최고위원의 경우 민주당 역사상 최연소 최고위원으로 20대 여성과 젠더 문제를 지도부 전면에 등장시켰다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컸지만 직접 선출되지 않으면서 정통성이 취약했다. 오히려 25세에 청와대 1급 청년비서관으로 발탁되자 특정 청년에게만 고속 승진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되레 역풍을 맞기도 했다.
과거 사례가 보여주듯 선출직과 지명직 중 어느 하나가 정답은 아니다. 선출직은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실제로 청년들을 대표하느냐는 물음표가 붙는다. 지명직은 낙하산 논란과 영향력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민주당이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자리를 하나 만드는 일이 아니라 그 자리에 어떤 대표성과 권한을 부여할 것인지다. 특히 보여주기식 자리가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 제안권을 부여하는 등 청년 조직의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하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2030세대의 이탈을 걱정하면서도 정작 제도 도입 과정에서 당권 주자들의 유불리부터 계산한다면 청년들에게 또 하나의 정치 불신만 안겨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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