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장기 AI 채권 매도세…장기 수익성에 회의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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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장기 AI 채권 매도세…장기 수익성에 회의론 부각

이데일리 2026-07-12 10:32:11 신고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장기 만기 인공지능(AI) 관련 회사채 금리가 치솟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커진 데다 이 자금으로 조달되는 수조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적으로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한 영향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주 만기가 10년 이상인 AI 관련 회사채 가격이 하락해(금리 상승)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예컨대 스페이스X가 발행한 30년 만기 채권 금리는 발행된 지 2주도 지나지 않아 6.7%에서 7.3%로 상승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가 발행한 채권 금리는 현재 신용등급과 만기가 동일한 우량기업 채권보다 약 0.6%포인트 높다. 이는 투자자들이 다른 업종보다 AI 회사채가 더 위험하다고 보고 그만큼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FT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단기 만기 채권 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만기가 긴 채권의 경우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투자자들은 AI의 장기 수익성이 현재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펀드 운용사 더블라인의 마리야 엔티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비교적 가까운 시점의 위험을 감수하는 쪽을 선호한다”며 “일반적으로 30년 만기 채권을 살 때는 투자 수익이 분명하고 장기 전망이 확실한 기업을 원하는데, AI 설비투자의 장기 수익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변화가 빠른 AI 산업에서 향후 새로운 혁신이 등장하면 지금 건설 중인 AI 인프라가 예상보다 빠르게 구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캐피털그룹의 프라모드 아틀루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기술이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장기간 돈을 빌려주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며 “10년 뒤 이 산업의 지형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다양한 통화로 발행된 AI 관련 투자등급 회사채 규모는 2700억달러(약 405조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발행액의 거의 두 배다.

아마존은 이달 7일 250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했는데, 장기물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의 5년 만기 채권에는 30년 만기 채권보다 약 20% 많은 수요가 몰렸다. 30년물 금리는 6.1%를 웃돈 반면 5년물은 4.8% 수준이었다.

또한 아마존 신규 채권 전체 주문 규모도 600억달러(약 90조원)를 약간 웃도는 데 그쳤다. 이는 아마존의 올해 3월 회사채 발행 당시 1200억달러(약 180조원)가 넘는 주문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재너스헨더슨의 존 로이드 멀티섹터 신용투자 글로벌 총괄은 “많은 투자들이 이미 AI 회사채에 상당한 비중으로 투자해 아마존의 신규 발행 물량을 담기 위해 기존 하이퍼스케일러 채권을 처분해야 했다”면서 “장기채를 보유할수록 기술 노후화와 기술적 파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신규 채권에 투자하려면 가격 할인과 추가 수익률 등 충분한 보상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술주 변동성이 커진 것도 AI 회사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일부 투자자는 이미 주식 포트폴리오를 통해 기술기업에 크게 노출돼 있어 채권시장에서도 같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추가로 확대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미국 단기채 금리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장기 AI 채권의 부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목표치를 웃돌고 있는 데다 기준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등급 채권을 담당하는 한 신용분석가는 “미 단기채로도 매력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데 굳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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