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테슬라 FSD(감독형) v14 Lite가 7월 10일 국내 배포를 시작하자, 중고차 시장 주변 반응이 예상보다 복잡하게 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이제 내 차 값도 오르는 거 아니냐"는 기대감이, 다른 한쪽에서는 "내 차는 애초에 대상도 아니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감지된다. 두 감정 모두 근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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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테슬라, 이제 웃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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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업데이트를 받으려면 조건이 갈린다. 이미 감독형 FSD를 구매해 활성화해 둔 오너는 추가 비용 없이 라이트 버전을 받는다. 반면 아직 구매하지 않은 오너가 새로 쓰려면 904만 3천 원을 내야 한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여기서 기대감이 생기는 지점이 있다. 그동안 HW3 차량에서 FSD는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비싼 돈을 주고 옵션을 켜놨어도 체감할 수 있는 기능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업데이트로 그 옵션이 처음으로 실사용 가능한 기능이 됐다. "돈 값을 못 하던 옵션이 이제 돈 값을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 FSD가 활성화된 중고 매물에 웃돈을 얹어서라도 사려는 수요가 붙을 수 있다는 게 기대감의 뼈대다.
다만 아직 이 기대감이 실제 시세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앞서 본지가 보도한 것처럼, 6월 기준 모델 Y 롱레인지 AWD의 중고 시세는 전월 대비 0.52% 하락에 그쳐 시장 전체에서 가장 견고한 방어력을 보였지만, 이 수치는 v14 Lite 발표 이전 데이터다. 업데이트 이후 실제 거래가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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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는 해당도 안 된다"는 불안은 어디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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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번 업데이트의 수혜 범위가 생각보다 좁다는 데 있다. 대상은 미국 생산 HW3 탑재 모델 3·모델 Y로 한정된다. 국내 등록된 HW3 차량은 약 5만 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면 최근 국내 판매를 견인하고 있는 모델 Y L, 모델 Y 프리미엄 등 상하이 공장 생산분, 즉 모델 Y 주니퍼와 모델 3 하이랜드는 생산 시기와 관계없이 이번 대상에서 통째로 빠진다. 정작 지금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물량은 이번 업데이트와 무관한 셈이다.
이 지점에서 불안감이 생긴다. 최근 국내 판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차량 오너 입장에서는, 정작 화제가 되는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는 소외감을 느낄 만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첫 세계 최초급 조기 롤아웃 소식에 반기는 분위기가 뜨거운 동시에, 대상에서 빠진 차주들 사이에서는 아쉬움 섞인 반응도 함께 감지된다.
테슬라도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HW3 이하 구형 차량을 공식 트레이드인으로 반납하고 신차를 구매하면 FSD 옵션을 새 차로 무상 이전해주는 프로모션을 함께 내놓았다. 소외된 차주를 신차 수요로 돌리려는 카드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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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중고차값, 실제로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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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불안이 팽팽하지만, 가격이 실제로 오를지는 별개의 문제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의 상반기 데이터를 보면 테슬라 모델 3(롱레인지)는 이미 신차 출고가 대비 53% 감가된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FSD 활성화 여부에 따른 프리미엄이 얼마나 얹힐지는 불확실하다. 시장에서는 FSD 옵션이 일정한 시세 프리미엄을 주긴 하지만 구매 비용 전액 회수는 어렵고, 월 단위로 이용 가능한 구독형 FSD가 확산될 전망이라, 프리미엄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트레이드인 프로모션도 변수다. 구형 차량이 신차 구매를 조건으로 대거 시장에 반납되면, 오히려 중고 매물 공급이 늘어나 가격 상승을 누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대감만으로 가격이 오르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이번 업데이트를 계기로 중고차 매물을 고를 때 'FSD 활성화 여부'와 '생산지(미국산인지 중국산인지)'가 이전보다 훨씬 중요한 체크포인트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같은 모델 3, 같은 모델 Y라도 이 두 조건에 따라 살 수 있는 기능이 완전히 갈리게 됐기 때문이다. 가격이 당장 얼마나 움직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매물을 고르는 기준 자체는 이미 달라지기 시작했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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