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세계테마기행’이 한층 뜨거운 여름 감성을 입고 돌아온다.
‘서른 살, 청춘 여행기 - 조지아’ 편은 계획된 동선이 아닌 현장에서 이어진 선택으로 채워진다. 길이 막히면 방향을 바꾸고, 비가 쏟아지면 그대로 받아들이며 이어지는 이동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 그리고 예상 밖의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하나의 서사가 형성된다.
익숙한 환경을 벗어난 자리에서 감각은 더욱 선명해지고, 그 경험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흐려지지 않는다. 여행자는 목적지보다 이동 자체에 집중하며, 매 순간 달라지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장면을 마주한다. 준비된 계획보다 현장에서의 판단이 앞서는 여정은 예측 불가능성을 끌어안으며 진행된다. 이러한 흐름은 삶의 태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전설의 길 따라 ‘무작정 직진’
트빌리시에서 출발한 오토바이 여정은 시작부터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투셰티로 향하던 길은 눈으로 막히고, 사전에 세워둔 일정은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이동은 멈추지 않는다. 케브수레티로 방향을 틀며 새로운 경로가 만들어지고, 그 선택은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으로 이어진다.
험한 도로 위에서는 속도보다 균형이 중요해진다.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는 동안 अचानक 등장한 양 떼는 이 지역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드러낸다. 사람과 가축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이동하는 풍경은 도시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이러한 만남은 여행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길 위에서 만난 유목민들은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삶을 이어간다. 남쪽과 북쪽을 오가며 생계를 유지하는 방식은 자연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들의 일상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생활 방식의 연속이다. 여행자는 그 흐름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낯선 현실을 체감한다.
카헤티 지역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와인 치즈를 만난다. 항아리 속에서 숙성되는 과정은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보존 기술의 결과다. 직접 제작 과정을 지켜보고 맛을 경험하는 순간, 음식은 문화로 다가온다. 이러한 경험은 지역의 시간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아부델라우리로 향하는 트레킹에서는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설산과 호수가 만들어내는 색채는 눈길을 사로잡고, 고요한 자연 속에서 이동의 의미가 다시 정리된다. 길 위에서 만난 여행자의 조언은 여정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샤틸리에 도착하면 이동의 과정이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요새 형태로 이루어진 마을과 독특한 건축 양식은 지역의 역사를 보여준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맛본 힌칼리는 긴 여정의 피로를 덜어주고, 그날의 기억을 또렷하게 남긴다.
■‘흑해 낭만’ 바투미
바투미에 도착한 직후 쏟아진 비는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는다. 맑은 해변 대신 흐릿한 풍경이 펼쳐지지만, 오히려 그 변화가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젖어가는 거리와 바다는 또 다른 감각을 자극한다.
수산시장에서는 활기찬 일상이 이어진다. 다양한 해산물 사이에서 선택한 철갑상어는 색다른 경험으로 이어진다. 직접 고른 재료가 곧바로 음식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방식이 기억에 남는다.
숙소에서 만난 인연은 여정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끈다. 사장의 제안으로 향한 슈아헤비에서는 두 개의 강이 만나는 풍경이 펼쳐진다. 계획에 없던 장소에서 마주한 장면은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긴다.
포도밭에서는 이 지역의 오랜 전통이 이어진다. 재배가 금지되었던 시기를 지나 다시 복원된 과정은 사람들의 끈기를 보여준다. 와인은 생활과 깊이 연결된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 의상 초카를 입고 배우는 춤은 또 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몸의 움직임을 통해 전달되는 문화는 언어보다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동작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가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고산 마을로 향하는 길에서는 다시 어려움이 이어진다. 진흙길과 우박 속에서도 이동은 계속된다. 계획과 다른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태도가 여정을 이어가게 만든다.
■숨은 도시 찾기
트빌리시는 다양한 에너지가 공존하는 도시다. 독립 기념 행사가 열리는 거리에서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음악과 음식이 어우러지며 도시 전체가 활기를 띤다.
라차 지역으로 이동하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오니 마을에서는 느린 일상이 이어지고, 오래된 건물과 생활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도시와 다른 속도로 흐른다.
전통 의상과 음식은 지역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파파하와 로리는 일상 속에서 이어진다. 여행자는 이러한 장면을 통해 지역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치아투라의 케이블카는 과거 산업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공중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독특한 구조를 드러내며, 지금도 사용되는 시설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츠키 기둥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높은 석회암 위에 세워진 수도원은 인간의 노력과 자연 환경이 결합된 결과다. 그 아래에서 바라본 풍경은 오래도록 기억된다.
구리아의 차밭에서는 또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찻잎을 따고 가공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기술의 결과다. 한 잔의 차에는 그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오래된 시간 속으로
쿠타이시의 언덕 위 놀이공원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오래된 시설과 지금의 방문객이 어우러지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낯설면서도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린 바자르는 지역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준다. 상인들의 목소리와 다양한 물건들이 뒤섞이며 생동감을 만든다. 시장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생활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음식으로 이어지는 경험이 펼쳐진다. 하차푸리를 직접 만들며 배우는 과정은 손의 기억으로 남는다. 함께 나누는 식사는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한다.
아침 식탁에 오른 불고기는 문화가 만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음식을 나누며 교류한다. 음식은 거리감을 줄이고 공감을 이끌어낸다.
콜케티 국립공원에서는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이 펼쳐진다. 넓은 습지와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룬다. 인위적인 요소가 적은 환경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여정의 마지막은 사람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승마 선수의 삶과 선택은 긴 이동의 끝을 정리하는 장면으로 남는다. 말을 타고 이어지는 움직임은 여정을 부드럽게 마무리하며 다음을 향한 여지를 남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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