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오픈AI의 협력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이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오픈AI의 AI 하드웨어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플은 최근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오픈AI가 자사 직원 약 400명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차세대 하드웨어 개발과 관련된 기밀 자료와 시제품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픈AI는 "다른 기업의 영업비밀에는 관심이 없으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사의 소송은 오픈AI가 소비자용 AI 기기 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하는 시점에 제기됐다.
오픈AI는 올해 애플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조니 아이브(Jony Ive)가 설립한 디자인 회사 'io'를 약 65억 달러에 인수하며 AI 하드웨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조니 아이브와 샘 올트먼이 화면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AI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PP 포어사이트(PP Foresight)의 애널리스트 파올로 페스카토레(Paolo Pescatore)는 해당 소송이 양사 관계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은 오픈AI를 협력사가 아니라 잠재적인 경쟁자로 보기 시작했고, 오픈AI 역시 아이폰 의존도를 줄이며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소송 자체만으로 오픈AI의 하드웨어 전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미 불안해지고 있는 양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법률 전문가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스탠퍼드대 법학전문대학원 마크 렘리(Mark Lemley) 교수는 "캘리포니아에서는 경쟁사 직원을 영입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라면서도 "직원이 기밀 문서를 가져갔고 오픈AI가 이를 활용했다는 애플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사의 소송이 일반적인 AI 저작권 분쟁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부분에 주목할 수 있다. 그동안 AI 관련 소송 대부분은 학습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해당 사건은 하드웨어 개발 정보와 영업비밀이 핵심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