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토지나 건물처럼 움직여서 옮길 수 없는 재산을 말합니다. 사람의 거주지가 걸린 문제이니 만큼 개인 재산 중에서는 구매 및 거래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가격도 어마어마합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규제와 세금이 가장 강력한 시장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비즈니스플러스는 최근 이슈 및 업계 동향에 대해 쉽게 풀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요즘 부동산에 대해 하나하나씩 알아가볼까요. [편집자주]
가계부채 관리가 금융권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시중은행들이 정부 규제보다 더 강한 자체 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이 빠르게 높아지는 가운데,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지고 거래 위축 가능성도 확대되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에 맞춰 여신 관리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단순히 금리를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대출 한도를 직접 줄이고, 일부 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등 사실상 '대출 총량 통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전국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최대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을 구분하지 않는 일괄 적용이다.
이는 정부 규제보다 한층 강한 조치다. 기존에는 수도권과 규제지역 기준으로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25억원은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에서는 주택 가격이나 지역과 관계없이 최대 3억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다. 이미 대출을 접수한 고객과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은 제외되지만 시장 충격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은행권의 움직임은 국민은행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담대 접수를 일시 중단했고,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도 제한하기 시작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국민은행 역시 모기지보험 취급을 축소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모기지보험 제한은 시장에서 체감도가 높은 규제다. 보험 가입이 불가능하면 소액임차보증금인 이른바 '방공제' 금액을 제외한 범위에서만 대출이 가능해진다. 서울의 경우 최대 5500만원가량의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해 명목상 대출 규제보다 실제 체감 한도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은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은 수도권에서 8억~15억원 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려던 실수요자들이다. 기존에는 최대 6억원의 대출을 전제로 계약과 잔금 계획을 세웠지만 앞으로는 자기자본을 추가로 마련하거나 주택 규모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정책금융을 이용하지 않는 일반 주담대의 경우 은행 자체 한도가 적용되면서 정부의 실수요자 지원 정책 효과가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와 함께 "은행마다 규제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 역시 계약 직전 대출 가능 금액이 변경되면서 거래 자체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부동산원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 등은 최근 시장 분석에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경우 거래량 감소가 가장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가격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서울 핵심지역은 공급 부족과 선호지역 집중 현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현금 보유 비중이 높은 수요층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출 규제만으로 가격 흐름을 바꾸기보다는 거래량 감소가 먼저 나타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도권 외곽과 중저가 시장은 매수세 위축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관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재처럼 획일적인 대출 제한이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거시 정책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정책이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생애 최초 구입자와 무주택 실수요자, 1주택 갈아타기 수요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심사 기준이나 예외 규정을 마련하는 '핀셋형 여신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담대 3억원 제한은 단순한 한 은행의 영업 전략 변화가 아니라 가계부채 관리가 금융시장 운영의 최우선 원칙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얼마나 이동할지, 금융당국이 총량 관리와 실수요자 보호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제시할지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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