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이탈리아 나폴리 사람들은 그 존재조차 모른다는 나폴리탄 파스타 이름에 숨겨진 아이러니와는 달리, 새콤달콤한 케첩을 듬뿍 넣어 볶아낸 이 요리는 일본식 추억의 경양식이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이 소박한 파스타가 최근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 출연한 손종원 셰프의 손끝을 거쳐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우아한 야식으로 재탄생했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손 셰프는 누구나 냉장고를 열면 있을 법한 흔한 재료들을 활용하면서도, 셰프만의 한 끗 차이 비법을 더해 요리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가벼운 코스를 선보였다. 매콤달콤하고 진한 나폴리탄 파스타로 이어지는 구성은 출출한 밤 우리의 시각과 미각을 쉴 새 없이 자극한다.
맛을 결정짓는 셰프의 디테일
전문가의 요리는 도구를 쥐는 작은 습관과 재료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부터 확연한 차이를 만든다. 특히 칼질을 할 때 단순히 보기 좋은 모양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채소의 결을 살려 썰지 혹은 결을 끊어 썰지에 따라 입안에서 느껴지는 씹는 맛이 천지 차이라는 꿀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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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채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는 데치기 기술도 돋보였다. 컬리플라워는 끓는 물에 딱 2분, 아스파라거스는 1분 30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만 스치듯 데쳐내 채소 특유의 경쾌하고 아삭한 식감을 완벽하게 살려냈다. 또한 모든 소스의 뼈대가 되는 치킨 스톡을 꼼꼼하게 준비하며, 프랑스 요리의 기본이자 우리네 깊은 장맛과도 같은 육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완벽한 나폴리탄 파스타 조리법
본격적인 파스타 조리는 뜨겁게 달궈진 팬에 베이컨과 소시지를 먼저 볶는 것에서 출발한다. 고기가 익으면서 뿜어내는 짭조름하고 진한 기름을 팬 바닥에 충분히 녹여내는 것이 전체적인 맛의 깊이를 좌우하는 첫 번째 핵심이다. 고소한 기름이 흥건하게 배어 나오면 잘게 썬 양파와 마늘을 넣고 불을 아주 약하게 줄인다. 천천히 공들여 볶아내면 마늘과 양파의 알싸한 매운맛은 기분 좋게 날아가고, 은은한 단맛과 향긋함만이 기름에 쏙쏙 녹아든다.
재료가 노릇하게 익어갈 즈음, 손 셰프의 결정적인 킥인 화이트 와인을 가볍게 둘러준다. 팬 위에서 와인이 치익 소리를 내며 증발할 때 잡내는 싹 날아가고,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맡을 법한 근사한 풍미가 덧입혀진다. 여기에 토마토소스와 정성껏 준비한 치킨 스톡을 붓고 자박자박하게 졸여내면, 면과 소스가 겉돌지 않고 착 달라붙는 환상적인 밸런스의 파스타 소스가 완성된다.
와인을 부르는 치명적인 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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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완성된 나폴리탄 파스타는 부모 세대에게는 잊고 있던 달콤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는 투정 없이 그릇을 비워낼 최고의 간식이 된다. 완성된 붉은 파스타 위에 눈꽃처럼 얇게 간 치즈를 듬뿍 올리고 차갑게 칠링한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평범했던 야식이 순식간에 어른들을 위한 근사한 안주 상으로 변신한다.
다가오는 주말 저녁, 냉장고 한구석에 잠자고 있는 소시지와 케첩을 꺼내 셰프의 디테일을 한 스푼 더해보자. 소박한 재료가 만들어내는 식탁 위의 기분 좋은 호사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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