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 초기 수사 과정에서 담당 경찰서장이 강간살인 혐의 적용을 막고 핵심 증거물 폐기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특별수사팀은 지휘 라인에 대한 전면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1일 MBC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은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원들로부터 “광산서장이 장윤기에 대해 강간살인죄를 적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수사팀이 성범죄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물인 ‘리얼돌’을 압수하지 않았고, 장윤기의 부친인 장모 경감이 이를 폐기하도록 방치한 과정을 서장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산서장은 수사팀이 장윤기의 주거지에서 리얼돌을 발견할 당시 근처에서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 5월 5일 새벽, 광산서장이 형사과장 등을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수사팀을 장 경감의 자택으로 보내 범행 사실을 미리 알린 정황도 포착됐다.
이에 특별수사팀은 11일 오전 6시부터 광주경찰청 청장실 등 3곳과 광산경찰서장실 등 2곳에 수사관을 보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는 당시 수사팀장의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지휘부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차원이다. 수사팀 컴퓨터에 저장된 사건 관련 자료 일부가 삭제된 정황도 확인돼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장윤기의 부친인 장 경감은 증거물 은닉 및 폐기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고의적인 증거인멸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MBN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장 경감은 10일 특별수사팀 조사에서 장윤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조수석에 있던 범행 도구 케이블타이를 집으로 가져간 것에 대해 “차량 속 짐을 정리하는 차원”이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장 경감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케이블타이를 뒤늦게 확보했다.
또한 훼손된 리얼돌을 폐기한 경위에 대해서도 장 경감은 “경찰 수사팀 직원으로부터 집 비밀번호를 전달받아 치워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당시에는 중요한 증거물인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장 경감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 역시 통화 자동녹음 기능이 꺼져 있었고 기존 녹음 파일은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장 경감은 본인이 삭제한 사실을 시인했으며, 해당 파일은 현재 복구 불가능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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