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왜 나만 물까'…모기 자주 물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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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는 왜 나만 물까'…모기 자주 물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BBC News 코리아 2026-07-11 17:39:12 신고

모기는 사람의 몸에 내려앉기 훨씬 전부터 멀리서 체온과 호흡, 체취 같은 신호를 감지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모기의 주요 표적이 되기 쉬울까.

유독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도 그중 한 명이다.

여름휴가를 세계 어느 곳으로 떠나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반드시 모기에 물린다는 것이다. 한번 물리면 크고 가렵게 부어오른 자국이 생겨 몇 주 동안 괴롭힌다.

반면 함께 여행한 사람 중에는 모기에 한 번도 물리지 않는 이들도 있다. 물리더라도 작고 붉은 점 하나만 남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은 오래전부터 내 피가 모기를 유혹할 만큼 달콤한 것 아니냐고 농담했다.

알고 보니 그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 몸은 호흡과 체취를 비롯한 수많은 생물학적 신호를 내보낸다. 이러한 신호는 사람이 모기에 얼마나 잘 물리는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어떤 사람에게서 나오는 신호는 모기가 거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다.

모기가 사람을 찾아내는 대표적인 방법 세 가지를 살펴봤다.

이산화탄소가 보내는 신호

사람을 무는 모기는 암컷뿐이다. 암컷 모기는 알을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얻기 위해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

모기는 약 10m 떨어진 곳에서도 시각과 후각을 이용해 표적을 찾아낸다. 이때 중요한 단서 중 하나가 사람이 숨을 쉬고 피부를 통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다.

사람의 호흡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모기의 후각기관을 자극해 숙주를 찾는 행동을 촉발한다. 성인은 어린이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모기에게 더 매력적인 표적이 된다.

모기는 사람이 아닌 다른 이산화탄소 발생원에도 끌린다. 이 때문에 드라이아이스나 이산화탄소가 든 가스통이 모기 포획 장치에 활용되기도 한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의학곤충학 교수인 헤더 퍼거슨은 "같은 장소에 네 사람이 있어도 한 사람이 전체 모기 물림의 약 90%를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온이 높을수록 모기가 몰린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모기는 열과 습기에도 끌린다. 이산화탄소는 따뜻한 곳을 향하는 모기의 반응을 더욱 강화한다.

임신부가 임신하지 않은 여성보다 모기에게 두 배가량 매력적인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임신하면 신진대사량과 호흡량이 늘어나면서 체온이 높아지고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게 된다.

영국 더럼대 공중보건곤충학 교수인 스티브 린지는 "몸 안에 작은 난로가 하나 생긴 것과 같다. 임신부는 체온이 더 높다"고 말했다.

운동하는 사람도 운동 중이나 직후 일시적으로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고 몸이 더 따뜻해지는 데다 땀까지 나기 때문이다.

체격이 큰 사람 역시 일반적으로 열을 더 많이 내고 이산화탄소도 더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모기를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다.

모기를 유혹하는 피부 냄새

모기가 사람에게 10m 이내로 가까이 접근하면 피부와 호흡에서 나오는 냄새를 비롯한 여러 신호를 차례로 분석해 표적을 선택한다.

린지 교수는 "결국 모기가 누구를 무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냄새"라며 "아주 작고 휘발성이 강한 화학물질이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모기는 화학물질의 세계에서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린지 교수와 다른 과학자들은 '피가 달면 모기에 잘 물린다'는 속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냈다. 모기가 실제로 끌리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고유한 '피부 냄새'다.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피부 표면의 탄수화물과 지방산, 펩타이드를 분해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은 공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며, 모기는 사람마다 다른 성분을 구별할 수 있다.

사람의 피부에는 500종이 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존재한다.

모기는 피부에서 나오는 암모니아와 젖산에 끌리는데, 카복실산이 존재하면 이러한 유인 효과가 더욱 강해진다.

미국 록펠러대 연구진은 64명에게 나일론 소재의 소매를 6시간 동안 착용하게 한 뒤 피부 냄새를 분석했다. 나일론은 피부에서 나오는 냄새를 수집하는 장치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모기가 서로 다른 나일론 표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모기는 카복실산 농도가 높은 사람의 냄새를 뚜렷하게 선호했다.

연구진이 사람마다 모기 유인 정도를 점수로 계산한 결과, 가장 높은 사람의 점수는 가장 낮은 사람보다 100배 높았다.

이러한 차이는 생활 방식이 달라진 뒤에도 수년 동안 일관되게 유지됐다. 린지 교수는 "모기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지는 상당 부분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퍼거슨 교수는 마늘을 먹거나 비타민B 보충제를 복용하면 모기를 쫓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근거가 거의 없거나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대신 디에틸톨루아미드(DEET)나 피카리딘, 피엠디(PMD)처럼 효과가 입증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살충 처리된 긴소매 옷과 긴바지를 입으라고 권고했다.

노출된 손과 발 등 신체 말단 부위에 모기 물림이 집중되는 만큼 피부를 최대한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기피제의 효과는 땀을 흘리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므로 주기적으로 다시 발라야 한다.

피부 미생물군도 사람이 모기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좌우할 수 있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연구진은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에게 유독 잘 물리는 사람들의 피부에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른 세균 군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기에게 잘 물리는 사람은 피부 세균의 양은 더 많았지만 종류는 상대적으로 다양하지 않았다.

이는 피부 세균이 사람의 체취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일 수 있다. 세균이 없다면 사람의 땀은 인간의 코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일란성 쌍둥이가 비슷한 정도로 모기를 끌어들인 반면, 이란성 쌍둥이는 차이를 보였다. 모기에 잘 물리게 하는 체취의 특성이 유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같은 모기 물림도 반응은 제각각

사람마다 모기에 물린 뒤 나타나는 반응도 크게 다르다.

전장유전체연관분석 연구에서는 면역체계와 관련된 유전자와 모기 물림에 대한 신체 반응 사이에 강한 유전적 연관성이 발견됐다. 이 유전자 영역은 알레르기와 관련된 영역과도 일부 겹쳤다.

모기에 물린 자국이 더 크고 심하게 가려운 체질이라면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모기에 훨씬 많이 물린다고 느낄 수도 있다.

퍼거슨 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물린 뒤 반응이 더 심하기 때문에 자신이 모기에 더 많이 물린다고 생각한다"며 "자주 물리더라도 거의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생물학적으로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쉬운 사람은 분명 존재하지만, 모기의 탐지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퍼거슨 교수는 "자신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더라도 반드시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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