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축구계의 관심은 온통 차기 사령탑 인선에 쏠려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가 아직 공식적으로 지원자 모집 절차에 착수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외국인 지도자들이 벌써부터 공개적으로 관심을 드러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파울루 벤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이 이번 인선을 향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왼쪽)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 / 뉴스1
여기에 더해 이번 월드컵 무대를 직접 누볐던 인사들의 이름도 등장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전 포르투갈 감독과 즐라트코 달리치 전 크로아티아 감독이 나란히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지원할 의사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격돌했던 하비에르 아기레 전 멕시코 감독 역시 외신 보도를 통해 차기 한국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유독 많은 해외 명장들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한준희 해설위원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소위 바닥을 쳤다. 그래서 한국에 오려는 감독들이 꽤 많아질 수 있다. 기대치가 내려간 상황에서, '이 정도 내려갔으니, 내가 맡으면 올라갈 공산이 크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위원은 이어 "그럼에도 한국의 선수 구성은 여전히 좋다. 황금세대는 약간 지났을지라도, 여전히 스쿼드 잠재력은 있고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괜찮은 스쿼드다. 감독들이 탐을 낼 만하다"고 덧붙이며, 성적 부진과는 별개로 선수단의 경쟁력 자체는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은 당장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 대륙에서는 언제나 1강이자 우승 후보로 꼽혀온 팀인 만큼 새 감독 입장에서는 이 대회를 발판 삼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명예 회복과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상당한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다만 넘쳐나는 러브콜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홍명보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뉴스1
김대길 해설위원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외국 감독들의 지원 의지 소식이 많이 들린다. 하지만 상황을 정확하게 잘 살펴봐야 한다"면서 "월드컵이 끝나가는 이 시기는 원래 여러 감독들이 새롭게 구인을 하는 시기다. 지금 거론되는 감독들이 한국에만 이력서를 내고 기다리는 건 아닐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 위원은 또 "여러 군데 접촉을 하고, 접촉한 곳의 매체에는 자신이 더 돋보이도록 유리한 코멘트를 할 것이다. 이는 잘못된 건 아니고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즉 해외 지도자들의 잇단 관심 표명이 반드시 한국 대표팀만을 향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우리는 환상을 걷어내고 상황을 잘 봐야 한다. 협상할 때도 외국 감독으로 간다거나 국내 감독으로 간다거나 제한을 두지 말고, 모두 열어놓은 상태에서 냉정하게 봐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 속 적절한 감독을 잘 찾아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국적이나 이력에 얽매이기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실질적인 조건과 역량을 따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편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3일 홍명보 감독 사퇴 이후 첫 회의를 열고 감독 선임과 관련한 다각도의 방향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