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세운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언젠가 지구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AI 툴로 만든 사진이다.
머스크 CEO는 9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우리가 목표를 이루면 스페이스X는 지구의 나머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이용자가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맺은 대규모 컴퓨팅 계약의 손익을 따지며 "경쟁사에 너무 많은 돈을 몰아주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이런 구상은 태양 에너지에 대한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월에도 "우주 기반 산업의 가치가 지구 전체의 가치를 압도적으로 뛰어넘을 것"이라며 "태양 에너지의 100만분의 1도 안 되는 양만 쓰면서 지구보다 약 10만배 많은 에너지를 끌어다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구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100조 달러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스페이스X가 우주에서 새로운 경제권을 만들어내고 그 상당 부분을 차지해야만 성립하는 전망이다.
앞서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머스크 CEO는 션 해니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달에 기지를 세우고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을 그곳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달에 다녀온 사람이 열두어 명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터무니없는 숫자"라고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목표를 굽히지 않았다.
계획의 골자는 2, 3년 안에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고, 이후 빠르게 규모를 키워 어느 시점부터는 일반인도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달과 화성에 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대도시처럼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를 달에 세우겠다"며 사람들이 그 도시로 영구 이주하거나 휴가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성에 대해서는 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 훨씬 까다롭다면서도, 5년 안에 첫 인류를 보내고 10~12년 안에 수천 명을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띄우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머스크 CEO는 내년에 첫 'AI 위성'을 쏘아 올린 뒤 2년 안에 대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상에서는 전력 공급이 AI 성장의 발목을 잡는 만큼, 궤도에서 태양광으로 전력을 확보하는 편이 낫다는 논리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12일 주당 135달러에 상장하며 857억 달러를 조달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다.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어섰고, 이후 지난달 6일에는 225.64달러까지 올라 한때 아마존을 제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 CEO는 한때 사상 처음으로 '조만장자(트릴리어네어)'에 올랐다.
상장 이후 주가는 고점 대비 30%가량 빠져 최근 15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과 내부자 보호예수 물량 해제 우려 등이 겹친 결과다. 나스닥100 지수에는 지난 7일 편입돼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약 43억 달러가 들어왔지만 하락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49억4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매출은 187억 달러 수준이었다. 수조 달러대 몸값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를 두고 월가의 눈높이는 크게 엇갈린다.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제시하면서 스타십이 올해 정상 가동되고 궤도 AI 위성 발사가 순조롭게 이어질 경우 6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스타십 가동이 2029년까지 미뤄지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75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존 고딘 씨티 애널리스트는 연말 목표주가를 200달러로 잡으면서도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9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기업가치는 약 12조 달러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테슬라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레이먼드제임스는 800달러로 월가에서 가장 높은 목표가를 내놨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목표주가 평균치는 약 240달러다.
이런 전망들은 스페이스X가 2031년까지 연매출 6300억 달러, 영업이익 3400억 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가정 위에 서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이 약 390억 달러, 영업이익이 10억 달러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을 전제로 한 셈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2031년까지 약 1500억 달러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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