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전 중 잠시 쉬어가는 공간인 고속도로 휴게소가 대대적인 변화를 맞는다.
그동안 높은 가격과 부족한 서비스로 이용객들의 불만이 이어졌던 휴게소 운영 방식을 손보고, 편의점 할인 혜택과 저렴한 커피 매장, 지역 맛집 입점 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9일 고속도로 휴게소의 운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휴게소 내 입점업체가 부담해온 비용 구조를 줄이고, 그동안 소비자가 부담했던 높은 음식 가격과 서비스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휴게소 운영 체계 자체가 바뀐다는 점이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와 중간 운영업체, 그리고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입점업체로 이어지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입점업체는 중간 운영업체에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고, 이런 비용 부담이 결국 판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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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조사 결과 휴게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율은 매출액 기준 평균 33% 수준이었다. 일부 휴게소에서는 수수료율이 최대 51%까지 올라간 사례도 확인됐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100만원의 매출을 올려도 절반 가까운 금액이 운영 비용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였던 셈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 상황에서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로 이용객들의 체감 불만도 컸다. 2024년 도로 이용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6.9%가 휴게소 음식 가격이 비싸다고 답했다. 휴게소 음식이 일반 식당보다 비싸면서도 품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제기된 배경이다.
국토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중간 운영업체 중심 구조를 없애고 전문 공공관리회사가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공공관리회사는 단순히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는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 경쟁력과 음식 품질, 이용객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입점 업체를 결정하게 된다.
기존에는 임대료를 많이 낼 수 있는 대형 업체가 입점 경쟁에서 유리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가 선택받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운영 방식 변화로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휴게소 편의점과 커피 매장이다.
현재 일반 편의점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1+1 행사, 할인 행사, 통신사 포인트 적립 등이 일부 휴게소 편의점에서는 제한적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휴게소 편의점에서도 일반 상권과 비슷한 수준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한다.
편의점 운영 시간도 확대된다. 이용객이 많은 휴게소를 중심으로 24시간 운영 체계를 구축해 심야 시간이나 이른 새벽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커피 가격 부담도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일부 휴게소에서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약 4800원 수준까지 형성돼 있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 부담이 줄어들면 저가 커피 브랜드의 입점이 가능해지고, 2000원 이하 가격대의 커피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커피 시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저가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휴게소는 높은 입점 비용 때문에 이런 브랜드가 들어오기 어려웠다. 운영 구조 개편은 소비자가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음식 매장 구성도 다양해진다. 국토부는 대형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점과 전문 외식 브랜드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특색을 경험하는 관광형 공간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일부 휴게소는 지역 특산물 판매와 지역 음식 메뉴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관광 명소 역할을 하고 있다.
청년 창업자를 위한 공간도 확대된다. 이용객이 많은 휴게소를 중심으로 ‘청년 매장’을 운영해 창업 초기 단계의 청년들에게 판매 공간과 사업 경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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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관리 방식도 달라진다. 입점 이후에도 정기적인 평가를 실시해 음식 품질과 고객 만족도를 관리하고, 이용객 평가가 낮은 업체는 개선 조치를 받게 된다.
이번 개편에는 휴게소 운영 과정에서 제기됐던 이해관계 문제도 포함됐다. 국토부는 한국도로공사 현직자와 최근 퇴직자, 그리고 가족 등이 휴게소 입찰 과정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경우 참여를 제한하기로 했다.
또 퇴직자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휴게소 사업 참여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과거 일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단체 등이 휴게소 운영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 휴게소 운영의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운영 방식은 모든 휴게소에 한꺼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올해 12월부터 일부 휴게소에서 시범적으로 변화가 시작된다.
대상은 여주, 군위, 장유, 대천, 합천호, 월출산 휴게소 등이다. 신설 휴게소와 기존 계약이 종료되는 휴게소부터 먼저 새로운 운영 체계를 적용하고, 이후 전국 휴게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합천호휴게소와 월출산휴게소는 새롭게 문을 여는 휴게소로 개편 모델이 적용된다. 여주휴게소와 군위·장유·대천휴게소 등은 기존 운영 계약 종료 이후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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