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장례식장에서 포착된 검정 마스크 남성... 이란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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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장례식장에서 포착된 검정 마스크 남성... 이란 발칵

위키트리 2026-07-11 08:4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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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누구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란 국영 방송 캡처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친 장례식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장례 예배를 집전하는 성직자들 틈에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남성이 신분을 감춘 모즈타바 아니냐는 추측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화면에서 문제의 남성은 검은 야구모자를 쓰고 큰 마스크로 얼굴을 거의 다 가리고 있다. 참석자가 몇 안 돼 유독 눈에 띈다. 이 장면은 9일(현지시각) 마슈하드에서 열린 비공개 고별식에서 나왔다. 고별식엔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전 최고지도자의 가까운 가족과 측근만 참석했다.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또 다른 아들 모스타파가 상주 역할을 맡았다. 소셜미디어에 이 남성의 체격과 안경, 신장을 모즈타바와 견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마스크를 쓴 인물이 모즈타바인지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모즈타바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이란을 실제로 누가 이끄는지를 둘러싼 의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숨진 알리 하메네이 전 지도자의 장례는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엿새간 이어졌다. 이란과 이라크 여러 도시를 도는 대규모 국장이었다. 첫날 테헤란 대사원에서 유리관에 담긴 유해가 일반에 공개됐고, 이어 도심 운구 행렬과 성지 도시 곰에서의 추모가 이어졌다. 유해는 이라크 나자프와 카르발라를 거쳐 고향 마슈하드로 옮겨져 9일 이맘 레자 성지에 묻혔다. 앞서 3일에는 고위 인사와 외국 조문단을 위한 실내 안치도 있었다. 엿새 동안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와 애도했지만, 정작 권력을 물려받은 모즈타바는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알리 하메네이 전 지도자는 지난 2월 28일 첫 공습으로 86세에 숨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날이다. 이 공습으로 부인과 딸, 사위, 며느리에 더해 생후 14개월 된 손녀까지 숨졌다. 아들 모즈타바는 부친이 숨진 지 일주일쯤 뒤 성직자 회의체인 전문가회의에서 새 최고지도자로 지명됐다.

문제는 56세의 모즈타바도 같은 공습으로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측근들은 그가 얼굴을 심하게 다치고 한쪽 또는 양쪽 다리를 크게 상했다고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3월에 그가 공습으로 다쳤고 얼굴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명된 뒤로 그의 사진이나 영상, 목소리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입장은 모두 서면으로만 나왔다. 이란 당국은 그가 장례식에 나오지 않은 이유로 암살 위협을 들었다.

억측은 마스크 남성에서 그치지 않았다. 모즈타바가 평상복 차림으로 조문객 사이에 섞여 있었다는 인공지능(AI) 영상과 사진도 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돌았다. 친정부 인사들은 그가 이란혁명수비대와 미리 조율해 군중 속에 있었다며 숨은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대지 못했다. 적잖은 지지자가 장례 자체보다 군중 속에서 모즈타바를 찾는 데 더 매달렸다.

알리 안사리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는 당국이 장례에 들인 공을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했다. 이슬람 공화국이 여전히 건재하다고 안심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런 방식이 당장은 통해도 오래 버티기는 어렵다고 봤다. 당국이 공언한 2000만 명 운집도 애초에 불가능한 목표라고 잘라 말했다. 충성파가 많이 모인 건 맞지만, 그것을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신임투표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모즈타바가 부친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그가 살아는 있어도 상태가 꽤 나쁘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모즈타바가 중상을 입고 잠행 중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반면 이란 의료 당국은 그가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새 지도자가 직접 나서 국민을 결집하지 못하면 권위를 세우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제이슨 브로드스키 미국 싱크탱크 '핵무장반대이란' 정책국장은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에 오르는 데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힘을 빌렸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이 조직에 더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모즈타바를 부친보다 약한 지도자로 보면서, 알리 하메네이도 1989년 지도자가 된 뒤 권위를 다지는 데 수년이 걸렸다고 했다. 알렉스 바탄카 미국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진단도 비슷하다. 그는 모즈타바가 혁명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의 카리스마도, 평생의 고비를 넘기며 쌓은 부친의 권위도 흉내 낼 수 없다고 봤다. 정권이 연속성을 연출할 수는 있어도 개인의 권위까지 단번에 만들 수는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가 부친과는 다른 유형의 지도자가 될 것으로 본다. 권한이 최고지도자 한 사람에게 쏠리기보다 이란혁명수비대와 국가안보최고회의 등으로 나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정보당국은 모즈타바가 공개 활동을 하지 않는 와중에도 전쟁 전략과 미국과의 협상을 챙기는 등 핵심 역할을 한다고 본다. 실제로 그는 이란과 미국이 전쟁을 끝내려 맺은 양해각서를 자신이 승인했다는 성명을 낸 적이 있다. 파르잔 사베트 제네바대학원 연구원은 모즈타바가 대다수 이란인 눈에는 부친보다 정당성도, 힘도 약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부상이 낫거나 안보 상황이 풀려 그가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는 권위를 세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넘을 수 있는 벽이라는 것이다.

세 아들 모스타파, 메이삼, 마수드는 5일 테헤란 대사원 장례에 나와 관 앞에서 기도했다. 마슈하드 안장식에서는 장남 모스타파가 장례 예배를 집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에스마일 가아니 등 주요 정치·군사 인사도 자리를 지켰다.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 아마드 바히디는 전쟁 이후 처음으로 사복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모습을 드러냈다. 군중은 트럼프 대통령을 죽이라고 외쳤다.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등의 구호도 이어졌다. 모즈타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란 지하철 당국은 5일 전후로 하루 탑승객이 약 700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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