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 미켈 메리노 한방은 스페인이 가진 가장 확실한 무기다.
스페인은 11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LA에 위치한 L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벨기에를 2-1로 이겼다. 스페인의 4강 상대는 모로코를 완파하고 올라온 프랑스다.
스페인은 경기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을 앞세워 벨기에를 몰아붙였다. 티보 쿠르투아의 선방에 여러 차례 막혔지만 전반 30분 다니 올모의 슈팅이 흐르자 파비안 루이스가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도 라민 야말을 중심으로 공격을 이어갔지만 추가골을 넣지 못했고, 전반 41분 티모시 카스타뉴의 크로스를 샤를 데 케텔라에르에게 헤더로 허용하며 1-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스페인은 경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페드리와 페란 토레스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준 뒤 라민 야말을 앞세워 벨기에를 계속 압박했고, 티보 쿠르투아의 선방에 번번이 막히면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43분 파우 쿠바르시의 슈팅을 세네 라멘스가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공을 교체 투입된 메리노가 왼발로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스페인은 남은 시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벨기에를 2-1로 꺾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메리노가 포르투갈전에 이어 또 극장골을 터트렸다. 메리노의 득점 본능이 살아났다. A매치 49경기에서 12골이다. 스트라이커로 생각하는 이가 많지만 본 포지션은 미드필더다. 아스널에서 뛰는 메리노는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의 확실한 신뢰를 받았다. 출전시간, 컨디션 여부와 상관없이 항상 선발했는데 필요할 때마다 골을 넣어주기 때문이다.
최전방에서 미켈 오야르사발을 제외하면 확실한 공격 옵션이 많지 않은 스페인에 메리노는 색다른 해결책이 됐다. 공격수와는 다른 움직임과 침투 능력을 앞세워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은 메리노는 스페인 대표팀의 중요한 카드로 자리 잡았다.
메리노는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우승과 UEFA 유로 2024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탠 경험을 갖고 있으며, 지난 시즌 아스널에서는 주전 비중이 크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신뢰를 받아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포르투갈전에 이어 벨기에전에서도 골을 기록하면서 데 라 푸엔테 감독은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스티븐 워녹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메리노 골을 보면 타고난 감각으로 넣는 것이다. 이런 침투 타이밍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 읽는 능력, 그리고 침착함과 마무리 능력이 모두 담겨 있었다. 아스널에서도 우리는 이런 장면을 수도 없이 봐왔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메리노를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할 수 있다고 말한 이유도 바로 이런 뛰어난 침투 때문이다. 침착함과 정말 특별한 능력을 갖춘 선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선수들이 팀에 어떤 것을 가져다주는지, 어떤 장점을 지녔는지 계속 이야기한다. 메리노도 자신이 조커 역할에서 강점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스페인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그의 기여도는 엄청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출전 시간은 스타 선수들보다 적었지만, 어쩌면 가장 큰 영향력을 보여준 선수일 수도 있다. 정말 놀라운 성과다"라고 했다.
메리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 기쁘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추가시간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연장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우연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공이 또 내게 흘러왔고, 정말 행복하다. 이 흐름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월드컵 우승까지 두 경기만 남겨둔 상황은 꿈이 현실이 된 것과 같다.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월드컵은 한 나라를 하나로 묶고, 축구는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든다. 정말 아름다운 스포츠다. 모두가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고, 스페인뿐 아니라 전 세계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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