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만 66세 이상 여성 노인의 총소득 증가율이 남성을 앞질렀지만, 이는 과거 소득이 지나치게 낮았던 데 따른 착시 효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들 여성이 받는 국민연금액은 남성의 6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공적연금 제도가 노후 성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공적연금 수급에 따른 여성 노인의 소득구성과 소비수준 변화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만 66세 이상 여성 노인의 총소득은 지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 94.9% 증가해 남성 노인 증가율(72.2%)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이런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2023년 기준 여성 노인의 월평균 국민연금 수령액은 24만3천원으로 파악됐다. 남성 노인의 평균 수령액(154만 5000원)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연금액 차이의 주된 원인은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에서 비롯된 가입 기간의 차이 때문이다.
2024년 12월 기준 20년 이상 가입해야 하는 ‘완전 노령연금’ 수급자는 남성이 97만6천명에 달하는 반면, 여성은 18만 5천명에 그쳐 남성이 5배 이상 많았다.
또 2024년 기준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전체 월평균 지급액은 65만7천원 수준으로,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금만으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수급 구조는 공적연금 형태별 모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분석 결과, 국민연금 수급자는 연금액이 늘어날수록 식비와 주거비 등 필수재 소비를 늘리는 실질적 소득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기초연금 단독 수급’ 집단은 연평균 소득이 900만 원 미만에 불과해 심각한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 이들은 기초연금액이 인상되어도 필수 소비 수준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성 노인의 취약성은 기초연금 의존도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여성 노인의 소득원 중 기초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2%로 남성(3.6%)을 압도한다. 특히 배우자 없이 홀로 생활하는 여성 단독가구는 기초연금과 자녀 지원 등 사적 이전소득에 생계 유지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또 자산이 적은 하위 집단일수록 이 같은 성향은 짙어지며, 여성 노인의 소비 행태는 본인의 연금액보다 배우자나 가구 전체의 자산 규모에 종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연구진은 취약 계층 여성 노인을 겨냥한 촘촘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장기적으로는 ▲소득 하위 25% 취약층에 대한 기초연금 추가 지급 ▲기초생활보장제도 소득인정액 산정 시 기초연금 제외 ▲긴 기대수명을 고려한 여성 노인 사망 시 유족 장제비(80만~100만 원) 일시금 신설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부부가 동시에 기초연금을 받을 때 각각 20%씩 감액하는 ‘부부 감액 제도’를 취약 계층에 한해 예외 적용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러한 대안들은 모두 수조 원 단위의 막대한 국가 재정이 소요되는 만큼 복지 포퓰리즘 논란을 피하고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기초연금의 거시적 역할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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