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FSD(감독형) v14 Lite가 한국에 풀렸다는 소식에도, 정작 가장 많은 오너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국내 판매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상하이 생산 모델 3(하이랜드)·모델 Y(주니퍼)는 이번에도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대체 왜 안 되는 건지, 언제쯤 되는 건지 답답해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기술 문제인지, 정책 문제인지, 아니면 테슬라의 마케팅 전략인지 하나씩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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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하드웨어 성능이 부족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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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의심되는 건 칩 성능이다. 그런데 이건 사실과 다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상하이산 모델 3·모델 Y는 이미 AMD 라이젠 프로세서 기반의 4세대 하드웨어(HW4)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감독형 FSD가 먼저 열린 미국산 모델 S·모델 X·사이버트럭과 동일한 세대의 컴퓨터다. 즉 연산 성능이 부족해서 막힌 게 아니라는 뜻이다. 하드웨어만 놓고 보면 중국산 모델 3·Y도 이미 FSD를 구현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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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진짜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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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인증 절차, 즉 정책·규제 문제다. 미국산 테슬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안전기준 상호인정 조항에 따라, 미국에서 인증받은 기준을 국내에서도 그대로 인정받는다. 국토교통부의 별도 인증 없이 핸즈프리 기능까지 바로 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중국산 차량은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못해 국내 자체 안전기준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
문제는 그 국내 기준이다. 자동차규칙 제89조에 따른 운전자지원첨단조향장치 안전기준은 UNECE WP29 국제기준과 동일한데, 현재 이 기준은 차선 변경 시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손을 완전히 떼고 시스템이 알아서 차선을 바꾸는 '핸즈프리' 방식은 아직 국내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문제를 풀 열쇠로 꼽히는 게 '운전자제어보조시스템(DCAS)', 즉 UN R171.02 국제기준이다. 지난 6월 26일 국제기준 조화기구(UNECE WP29) 회의에서 이 기준이 승인됐다.
국토부는 "이 기준이 국내에 실제 적용되려면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입안,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가 필요하며 국제기준 발효 이후 시행 시기와 적용 차종을 정하는 의견수렴에만 약 6개월이 걸린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기준만 충족되면 테슬라가 자기인증제도를 통해 스스로 감독형 FSD를 중국산 모델에도 도입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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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의도적 마케팅 전략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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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테슬라 중 99.7%가 중국산이고, 미국산 HW4 차량은 100여 대 수준(0.3%)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산 오너들에게 904만 3천 원짜리 FSD 옵션을 판매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막대한 매출 기회다.
의도적으로 이 시장을 묶어둘 상업적 유인을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로 테슬라코리아도 시내 자율주행 기능을 중국산 차량에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로 국내외 규제를 꼽고 있다.
종합하면 이번 소외는 기술도, 의도된 마케팅 전략도 아닌 국가 간 규제 정합성의 공백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는 게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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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테슬라 FSD, 언제쯤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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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대체로 '2027년 이후'를 유력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국제기준이 올해 6월 확정된 만큼, 국내 의견수렴에만 6개월 안팎이 걸리고 이후 입법예고·규제심사 등 후속 절차까지 감안하면 실제 시행까지는 최소 반년에서 1년 가까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HW3 탑재 미국산 차량은 이번 v14 Lite로 숙제를 풀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산 한정이다. 국내 판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산 오너들의 기다림은 최소 반년 이상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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