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가족이 홀로 떠안았다…무너지는 노인 돌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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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가족이 홀로 떠안았다…무너지는 노인 돌봄 현장

위키트리 2026-07-10 21:0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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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자격을 취득한 요양보호사는 300만 명이 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하다.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근무, 폭언과 폭행에 노출된 노동환경을 견디지 못한 이들이 현장을 떠나면서 돌봄의 빈자리는 가족에게 돌아가고 있다. KBS1 ‘추적60분’이 요양보호사를 구하지 못해 홀로 가족을 돌보는 이들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10일 방송되는 KBS1 ‘추적60분’ 1464회는 ‘초고령사회의 민낯’ 2부작 2부 ‘돌봄 지옥, 사라지는 요양보호사’ 편으로 구성된다. 방송은 요양보호사 부족으로 가족에게 전가된 돌봄의 무게와 도시·지방 간 돌봄 격차, 자격증을 따고도 현장을 떠나는 요양보호사들의 현실을 추적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2008년 도입돼 올해로 시행 18년째를 맞았다. 치매와 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이들에게 국가공인 자격을 갖춘 요양보호사가 신체 활동과 가사, 일상생활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자격 취득자 수와 실제 종사자 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2026년 4월 기준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는 317만 9367명에 달하지만 장기요양기관에서 일하는 종사자는 68만 2741명이다. 전체 자격 취득자의 21.5%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250만 명가량은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요양보호사로 일하지 않는 이른바 ‘장롱면허’ 상태다. 자격을 갖춘 사람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홀로 떠안은 가족 돌봄의 무게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방송은 먼저 가족 구성원이 직접 돌봄을 책임지고 있는 가정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한 여성은 뇌경색으로 네 차례 응급실을 찾은 데다 당뇨와 치매까지 앓고 있는 남편을 돌보고 있다.

그는 방문요양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지만 다리를 다쳐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은 뒤에도 남편 곁을 떠날 수 없었다. 몸이 불편해 절뚝거리면서도 식사와 배변, 이동 등 남편의 일상을 책임지고 있다.

52세 경수(가명) 씨도 가족 돌봄 때문에 기존의 삶을 포기했다. 그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뇌출혈로 쓰러진 형과 90대 어머니를 함께 돌보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방문하는 시간에는 잠시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정해진 시간이 끝나고 요양보호사가 돌아가면 모든 돌봄은 다시 경수 씨의 몫이 된다. 생계를 위한 일과 가족 돌봄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생활이 반복된다.

경수 씨는 “가시고 난 다음에는 보호자의 돌봄 몫이 돌아오는 것”이라며 아픈 사람도 힘들지만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 역시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하루 24시간의 돌봄을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 방문요양이 제공되는 몇 시간을 제외하면 환자의 식사와 위생, 투약과 안전 관리를 가족이 맡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무 시간을 줄여야 하고, 돌봄이 장기화하면 경제적 어려움과 신체적 피로가 함께 커진다. 돌봄의 공백이 개인 가정의 희생으로 메워지고 있는 것이다.

배 세 번뿐인 섬, 요양보호사 없는 지방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요양보호사 부족 문제는 지방과 도서 지역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돌봄을 받아야 할 고령자는 늘고 있지만 일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는 갈수록 줄고 있다.

충남 태안에 사는 85세 독거노인은 최근 당뇨 쇼크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나 곁에서 상태를 살피거나 구조를 요청할 사람이 없어 한참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혼자 사는 고령자에게는 갑작스러운 위급 상황을 발견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어렵고 가족마저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아 응급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경남 통영의 섬 오비도도 돌봄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육지와 거리는 멀지 않지만 배편이 하루 세 차례뿐이어서 외부 요양보호사가 정기적으로 섬을 오가기는 쉽지 않다.

83세 주민 박정숙 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을 직접 돌보고 있다. 고령인 자신 역시 몸이 불편하지만 대신 돌봐줄 사람을 구할 수 없어 돌봄을 계속하고 있다.

박 씨는 “지쳤다”며 “어쩔 수 없이 내가 요양보호사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편을 두고 손을 놓을 수 없는 현실이다.

시설도 인력난에서 자유롭지 않다. 제작진이 찾은 충남 부여의 한 요양원은 높은 급여를 제시하고도 요양보호사를 채용하지 못해 전체 49개 병상 가운데 10개를 수개월째 비워둔 채 운영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입소자가 있어도 법정 인력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병상을 모두 운영하기 어렵다. 요양보호사 부족이 개인 가정의 문제를 넘어 요양시설의 운영과 지역 돌봄 체계 자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같은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이용하더라도 거주 지역에 따라 서비스를 받을 가능성과 선택지가 달라진다. 도시에서는 여러 기관을 비교할 수 있지만 지방이나 섬에서는 한 명의 요양보호사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3시간 일해 3만 9000원, 현장을 떠나는 이유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자격을 취득한 요양보호사들이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가장 큰 배경에는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노동 조건이 있다.

3개월 전까지 요양보호사로 일했던 김경원 씨는 현재 충남 태안의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있다. 요양보호사로 일할 때는 3시간 근무에 3만9000원을 받았지만, 같은 시간 바지락을 캐면 세 배에 가까운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다른 직종만큼만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면 자신부터 다시 요양보호사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돌봄 노동 자체를 싫어해서 떠난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처우 때문에 현장을 그만뒀다는 것이다.

방문요양은 정해진 시간 단위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하루 종일 일하더라도 일정한 월급을 받기 어렵다. 이용자의 사정으로 일정이 취소되거나 서비스가 중단되면 소득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한 가정에서 다른 가정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교통비, 대기 시간은 제대로 보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을 계속하려면 여러 이용자의 일정을 촘촘하게 연결해야 하지만 지방에서는 이동 거리가 길어 근무 시간을 채우기도 어렵다.

요양보호사는 식사와 청소 같은 가사 지원뿐 아니라 목욕과 배변, 체위 변경 등 강도 높은 신체 돌봄도 담당한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을 들거나 부축하는 과정에서 허리와 무릎을 다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돌봄 노동은 전문성이 낮은 단순 노동처럼 취급되기 쉽다. 이용자나 가족의 요구가 계약된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도 관계가 끊길 것을 우려해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칼과 몽둥이 위협에도 보호받지 못한 노동자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현장에서는 폭언과 폭행, 성희롱도 반복된다. 요양보호사는 이용자의 집이나 병실처럼 외부의 시선이 닿기 어려운 장소에서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한 상황에 놓여도 즉시 도움을 받기 어렵다.

13년 차 요양보호사 김동자 씨는 한 독거노인의 집에서 칼과 몽둥이로 위협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용자는 한 손에 주방 칼을, 다른 손에는 몽둥이를 든 채 김 씨를 협박했고 끓는 물을 붓겠다는 말까지 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김 씨는 제대로 된 사과나 피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 가해자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설명만 들었다.

치매 환자의 공격적인 행동은 질환에서 비롯될 수 있다. 하지만 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요양보호사가 감수해야 할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와 돌봄 노동자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

위험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의 상태를 사전에 공유하고, 2인 1조 방문이나 긴급 호출 장치 같은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고가 발생한 뒤 요양보호사 개인에게 책임과 회복을 맡기는 방식으로는 인력 이탈을 막기 어렵다.

성희롱과 모욕적인 언행도 요양보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이유로 지적된다. 가정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근무하다 보니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고, 문제를 제기하면 담당 이용자를 잃어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도 크다.

돌봄 인력 99만 명 부족 전망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올해 7월 1일 요양보호사의 날을 맞아 전국의 요양보호사들은 국회 앞에 모였다. 이들은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 폭력과 성희롱에 노출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찬미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협회장은 현재 현장을 지키는 요양보호사들 역시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존 종사자들이 나이가 들어 일을 그만둘 경우 누가 돌봄 현장을 지킬 것인지가 큰 숙제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앞으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은 늘어나지만 요양보호사로 일하려는 사람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 국책 연구기관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3년에는 요양보호사 33만 명, 2043년에는 99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요양보호사 부족은 단순히 한 직종의 인력난으로 끝나지 않는다. 필요한 서비스를 받지 못한 노인은 방치될 위험이 커지고, 가족은 일을 그만두거나 소득을 줄이면서 돌봄을 떠안게 된다.

시설은 인력 기준을 맞추지 못해 병상을 비워둬야 하고, 돌봄 부담을 견디지 못한 가족은 더 비싼 민간 간병이나 요양병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돌봄의 질과 접근성은 개인의 경제력과 거주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요양보호사가 현장에 남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격 취득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정적인 임금과 근무 시간, 이동 비용 보상, 폭력과 성희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돌봄은 누구나 나이가 들거나 질병을 겪으면 필요하게 되는 사회적 서비스다. 돌봄을 가족의 희생이나 저임금 노동자의 책임으로만 남겨둔다면 초고령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체계를 만들기 어렵다.

‘추적60분’은 이번 방송에서 요양보호사가 떠난 자리를 가족이 어떻게 메우고 있는지, 지역에 따라 돌봄 서비스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자격증을 가진 250만 명이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와 돌봄 노동자가 존중받기 위해 필요한 조건도 함께 묻는다.

KBS1 ‘추적60분’ 1464회 ‘초고령사회의 민낯’ 2부작 2부 ‘돌봄 지옥, 사라지는 요양보호사’는 7월 10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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