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된 영상 하나가 자동차 커뮤니티까지 번지고 있다. 테슬라 FSD가 정지 표지판을 펼친 스쿨버스를 무시하고 그대로 지나가며 어린이 크기 인형을 8번 연속으로 치었다는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이 영상이 재소환된 시점은, 테슬라코리아가 완전자율주행(FSD·감독형) v14 Lite를 국내 공식 출시한 날과 겹친다. 다만 이 영상, 알고 보면 최근 일이 아니다.
이 테스트는 2025년 6월 12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진행된 것으로, 1년도 더 지난 영상이다. 당시 소프트웨어는 FSD 13.2.9로, 이날 국내 출시된 v14 Lite와는 두 세대나 앞선 구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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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이 테스트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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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을 주도한 '더 던 프로젝트'의 댄 오다우드는 자동차·항공 소프트웨어 업체 그린힐스소프트웨어 CEO로, 사실상 테슬라 경쟁자다. 2023년 슈퍼볼 광고까지 사서 FSD 위험성을 알려온 인물로, 이번에도 반테슬라 단체 '테슬라 테이크다운', '레지스트오스틴'과 공동 진행했다.
공교롭게 이 날짜는 블룸버그가 보도했던 테슬라 오스틴 로보택시 출범 예정일이기도 했다. 실제 출범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여론전 타이밍은 정교했다. 뉴욕타임스·CNBC·더버지 등 주요 외신도 함께 취재해, 순수 제3자 검증은 아니어도 파장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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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창은 왜 이렇게 갈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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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이번에 국내까지 퍼진 게시물에서 가장 뜨거웠던 건 영상 자체보다 댓글창이었다. 반응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옹호론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누구도 못 막는다", "차는 순간적으로 멈출 수 없다", "사람 눈으로도 이건 못 본다"는 댓글에 수천 개의 공감이 몰렸다. 애초에 급브레이크로 멈출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연출이라는 주장이다.
둘째, 실사용자의 반박이다. 한 이용자는 자신이 FSD를 매일 쓰는데 스쿨버스가 정차하면 차가 알아서 선다며, 이 영상이 거짓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조작 의혹론에 동조하는 댓글도 상당수였는데, "명백히 반테슬라 진영이 만든 가짜 이슈"라는 주장과 함께, 실력 있는 운전자였어도 그 순간엔 못 멈췄을 거라는 옹호가 이어졌다.
셋째, 그리고 이게 가장 날카로웠다. "다들 핵심을 놓치고 있다. 테슬라가 애초에 스쿨버스 앞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는 댓글, "버스가 정지 표지판을 펼치고 서 있는데 차가 그 표지판 자체에 반응을 안 한 거다"라는 지적이 수천 개의 공감을 받으며 흐름을 바꿨다. 요컨대 쟁점은 '아이를 못 피했다'가 아니라 '정지 신호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는 반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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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실제로 위험한 상황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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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 자체는 사실이다. 정지 표지판을 펼친 스쿨버스 옆에서 인형을 8차례 끌어냈고, 매번 시속 32km 안팎에서 충돌했다. 더 눈에 띄는 건 따로 있다.
여덟 번 모두 FSD는 충돌 자체를 감지해 해제되거나 경고하지도 않았다. '못 멈췄다'보다 '표지판도, 충돌도 인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본질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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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가짜뉴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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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긴 어렵다. 던 프로젝트는 2022년 뉴욕타임스 광고, 2023년 슈퍼볼 광고 등 수년째 같은 문제를 제기해왔고, 2023년 3월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실제로 테슬라가 정차한 스쿨버스를 지나치다 학생을 치어 다치게 한 사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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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뭘 걸러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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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실제 재현이지만, 경쟁사 관계자가 로보택시 출범 시점에 맞춰 공개한 1년 전 구버전 테스트다. 오늘 국내 출시된 v14 Lite와는 세대 차이가 있으나, 정지 표지판 인식·충돌 감지 같은 안전 로직 우려는 버전이 바뀐다고 자동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FSD가 '감독형'인 이유가 바로 이런 장면들 때문이다. 오래된 영상을 최신 사고처럼 소비하기보다, FSD는 완벽한 대체 운전자가 아니라 실수를 줄여주는 보조 장치라는 전제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삼는 편이 낫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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