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믿으면 큰일납니다"... 국내에 풀린 FSD V14 Lite, 사람보다 낫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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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믿으면 큰일납니다"... 국내에 풀린 FSD V14 Lite, 사람보다 낫다더니?

오토트리뷴 2026-07-10 18:10:00 신고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테슬라코리아가 7월 10일부터 배포를 시작한 '풀 셀프 드라이빙(FSD, 감독형) v14 Lite'를 두고 궁금증이 많다. FSD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토파일럿도 아닌 'v14 Lite'는 정확히 뭘까. 어떤 배경에서 나왔고, 기존 FSD·오토파일럿과는 어떻게 다른지 정리했다.

충돌 테스트 후 처참히 부서진 테슬라 모델 3 /사진=김예준 기자
충돌 테스트 후 처참히 부서진 테슬라 모델 3 /사진=김예준 기자


V14 Lite,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테슬라 자율주행 컴퓨터는 세대별로 성능 차이가 크다. 2021년을 전후해 판매된 모델 3·모델 Y에는 구형 컴퓨터 'HW3(AI3)'가 탑재됐고, 이후 생산분에는 신형 컴퓨터 'HW4(AI4)'가 들어갔다. 문제는 HW3의 연산 성능이 HW4의 약 1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최신 FSD v14는 애초에 HW4의 성능을 전제로 설계된 대형 신경망이라, HW3에는 그대로 얹을 수가 없었다.

테슬라가 택한 방법은 '증류(distillation)'다. HW4에서 작동하는 v14의 주행 판단 능력을 압축해, HW3의 제한된 카메라·연산 환경에 맞게 다시 학습시킨 것이다. 큰 모델이 내리는 판단을 작은 모델이 최대한 따라 하도록 만든 셈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 작업이 쉽지 않았다며 "HW3는 HW4 대비 유효 메모리 대역폭이 약 15%에 불과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풀 셀프 드라이빙(FSD, 감독형) v14 Lite이 적용되기 시작한 미국산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풀 셀프 드라이빙(FSD, 감독형) v14 Lite이 적용되기 시작한 미국산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이런 배경에는 논란도 있다. 테슬라는 2019년부터 HW3 차량에 "완전자율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이미 갖췄다"며 고가의 FSD 옵션을 판매해왔지만, 2026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HW3로는 무감독 자율주행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v14 Lite는 이 논란이 커지던 시점에, 최소한 소프트웨어로 격차를 최대한 좁혀보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참고로 이번 배포에는 별도의 세부 버전 번호가 붙지 않았다. 통상적인 소비자용 빌드처럼 잦은 점진적 업데이트를 계획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모델 X /사진=테슬라
모델 X /사진=테슬라


그래서 일반 FSD와 뭐가 다른가?

기능 목록만 놓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주차 상태에서 출발해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며 좌우회전, 차선 변경, 합류·분기, 신호등과 보행자 대응, 목적지 도착 후 주차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처리한다.

불필요한 감속과 부자연스러운 조향이 줄었고, 목적지 도착 시 주차장·도로·집 앞·커브사이드 중 원하는 방식을 고를 수 있는 '도착 옵션', 주행 성향을 조절하는 '스피드 프로필'도 상시 제공된다. 자동 기어 전환과 후진 기능도 새로 들어갔다.

차이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드러난다. 경로를 다시 탐색하는 과정에서 목적지 설정이 풀리거나, 특정 주차장 진입 시 간헐적인 오류가 발생하는 사례가 해외 사용기에서 보고된다. 매끄러운 주행 자체는 큰 차이가 없지만, 하드웨어가 버거워지는 예외 상황을 처리하는 능력에서 구형 칩의 한계가 드러나는 편이다.

테슬라 모델 Y L /사진=양봉수 기자
테슬라 모델 Y L /사진=양봉수 기자


중국산 테슬라는 왜 누락됐나?

대상은 좁다. 미국에서 생산된 HW3 탑재 모델 3·모델 Y 중, FSD(감독형)가 이미 활성화된 차량에 한해 무료로 제공된다. 아직 FSD를 구매하지 않은 오너는 904만 3천 원을 내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판매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상하이 생산분, 즉 모델 3 하이랜드와 모델 Y 주니퍼는 생산 시기와 관계없이 이번 대상에서 완전히 빠진다. HW3보다 더 오래된 컴퓨터(HW2 이하)가 탑재된 차량도 대상이 아니다. 사실상 2021년 전후 미국산 물량으로 한정되는 셈이고, 국내 등록 대수는 약 5만 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장윤정 테슬라 모델 X 시승 및 자율주행 경험 /사진=유튜브 '장공장장윤정'
장윤정 테슬라 모델 X 시승 및 자율주행 경험 /사진=유튜브 '장공장장윤정'

참고로 한국은 이번이 FSD 자체와의 첫 만남은 아니다. 2025년 11월부터 미국산 HW4 탑재 모델 S·모델 X·사이버트럭에는 이미 정식 FSD가 감독형으로 배포된 상태였다. 이번 v14 Lite는 그 대상을 구형 HW3 모델 3·모델 Y까지 넓힌 것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


오토파일럿으로는 부족한가?

테슬라의 주행보조 기능은 3단계로 나뉜다. 기본 오토파일럿은 모든 차량에 무료로 기본 제공되며,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오토스티어, 긴급 자동제동 정도가 핵심이다.

한 단계 위인 향상된 오토파일럿(EAP)은 452만 2천 원에 추가할 수 있다. 방향지시등만 넣으면 알아서 차선을 바꿔주는 자동 차선 변경, 고속도로 진입부터 출구까지 자동 주행하는 내비게이션 온 오토파일럿, 자동 주차와 스마트 서먼(차량 호출) 기능이 여기서 더해진다.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가장 상위인 FSD(904만 3천 원)는 EAP의 모든 기능에 더해 도심 도로에서의 자동 조향, 신호등과 정지 표지판 인식·대응, 목적지 도착 후 자동 주차까지 지원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이 도심 주행 기능이 막혀 있어 FSD를 사도 사실상 EAP와 다를 게 없었는데, 이번 v14 Lite와 앞선 정식 FSD 배포로 그 차이가 처음으로 실감되기 시작한 셈이다.

다만 등급이 무엇이든 근본적인 성격은 같다. 어떤 단계를 쓰든 법적으로는 레벨2 운전자보조 시스템이고, 운전자는 항상 도로를 주시하며 언제든 개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테슬라 스스로도 "모든 장애물, 도로, 교통 상황을 완벽히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못 박고 있다.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정리하면 v14 Lite는 새로운 상품이 아니라, 기존 FSD라는 상품을 구형 하드웨어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든 소프트웨어 버전이다. 그리고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는 하드웨어 세대와 생산지에 따라 완전히 갈린다. 같은 '테슬라'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내 차가 정확히 어떤 조건에 해당하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기대와 실제가 어긋날 수 있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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