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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스트코에서 40년째 계산대를 지키는 한 캐셔의 퇴직연금 계좌에는 100만 달러(약 14억 원)가 넘는 돈이 쌓여 있다. 승진을 거절한 직원의 선택을 존중한 기업문화는 장기근속과 높은 고객 만족으로 이어졌고, 코스트코 경쟁력의 비결로 주목받고 있다.
바자 씨는 1986년 코스트코 전신인 프라이스클럽에서 시급 5.85달러를 받으며 주차장 카트 수거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새벽 진열 담당, 입구 안내원을 거쳐 계산대에 서게 됐다. 경력이 쌓이자 회사는 관리직 승진을 제안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일이 좋고, 상급자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후배들에게 더 편한 멘토가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 승진보다 ‘숙련’을 선택한 계산원
승진을 원치 않는 직원을 성장 의지가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대신 코스트코는 바자 씨 같은 장기근속자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컬처 코치’라는 공식 멘토 직책을 만들었다.
컬처 코치는 신입 직원들을 교육하고 신입들이 회사에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최고 시급을 31.9달러에서 32.9달러로 올렸고, 30년 이상 근속자는 휴가 1주일을 더 쓸 수 있도록 했다.
베테랑의 선택을 존중한 결과는 직원과 회사의 동반 성장으로 돌아왔다. 게리 밀러칩 코스트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퇴직연금 계좌 잔액이 100만 달러를 넘는 직원이 수천 명이라고 밝혔다.
숙련자가 회사에 오래 다닐수록 계산 속도와 고객 응대의 질이 올라가고, 이는 코스트코 수익의 핵심인 회원등록 갱신율로 이어진다. 신입 교육 비용도 줄어든다.
바자 씨는 승진 없이도 수영장 딸린 집을 장만했고 가족과 유럽 여행을 두 차례 다녀왔다. 사내연애로 만난 아내가 지난해 3기 뇌종양 진단을 받았을 때 회사의 복지 혜택도 받았다. 코스트코는 세 번에 걸친 뇌수술 비용을 의료보험으로 전액 보장했고 바자 씨에게 1년 간의 유급휴가도 지원했다.
“(언제든) 은퇴할 수도 있지만, 코스트코는 내게 잘해줬다”는 바자 씨의 말은 기업문화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신뢰와 일관성의 결과물임을 보여준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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