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 51명이 세계 6대륙을 무대로 AI 기술과 장애인 고용 문제를 직접 살핀다. 수어와 음성언어가 함께 작동하는 환경, 장애인이 공정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현지 사례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장애청년 51명, 직접 만든 질문 들고 세계로
신한금융그룹은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장애청년드림팀’ 21기 발대식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선발된 참가자는 장애청년과 비장애청년, 전문가 등 모두 51명이다. 이들은 일본과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에서 AI 시대의 수어와 음성언어 공존, 장애인 고용의 공정성, 이동권과 정보 접근성 등을 조사한다.
연수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기획연수와 참가자들이 직접 일정과 조사 대상을 설계하는 자유연수로 운영된다. 참가자들은 방문 국가와 기관을 정하고 현지 전문가 인터뷰, 기업 방문, 제도 조사 등을 직접 준비한다.
해외 현장에서는 장애인 단체와 기업, 연구기관, 교육기관 등을 찾아 각국의 기술과 정책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본다. 조사 결과는 귀국 후 보고서와 발표 자료로 정리된다.
이날 발대식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나운환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장, 최보윤·이소희·강경숙 국회의원, 선배 기수 등 약 80명이 참석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5억원을 지원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진 왼쪽부터)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나운환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신한금융 제공
AI가 바꾸는 장애인의 일상
이번 연수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는 AI 기술이다. 음성을 문자로 바꾸는 실시간 자막, 화면 속 글자를 읽어주는 음성 안내, 주변 사물을 설명하는 이미지 인식 기술은 장애인의 정보 접근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청각장애인은 회의와 수업, 영상 시청 과정에서 실시간 자막을 활용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은 스마트폰 카메라와 음성 안내 기능을 통해 문서와 표지판,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언어장애인에게는 문자와 시선, 손동작을 음성으로 바꾸는 기술이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이 된다. 수어를 문자나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도 여러 국가에서 개발되고 있다.
수어는 손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 시선, 몸의 방향이 함께 의미를 만드는 언어다. 이에 따라 AI 기술도 단순 동작 인식에서 문법과 상황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해외 연구기관과 기술기업을 찾아 수어 데이터 구축 방식과 장애 당사자의 참여 구조를 살펴볼 예정이다. 기술 개발 과정에 이용자의 경험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음성인식 기술 역시 다양한 발음과 말투를 학습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뇌병변장애나 언어장애가 있는 이용자의 음성을 정확하게 인식할 경우 일상과 업무 현장에서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
참가자들은 기술의 정확도와 함께 가격, 이용 절차, 기기 호환성, 실제 생활에서의 활용도까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진 왼쪽부터)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드림팀 조성현씨, 최소영씨, 나운환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신한금융 제공
AI 채용과 장애인 고용의 공정성
장애인 고용 문제도 이번 연수의 주요 주제다. 기업들은 최근 서류 심사와 화상면접, 역량검사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지원자의 답변 내용과 말투, 표정, 시선, 행동 패턴 등을 분석해 직무 적합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장애 유형에 따라 채용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도 달라진다. 청각장애인에게는 수어통역과 문자통역이 필요하고, 시각장애인에게는 화면낭독 프로그램과 접근 가능한 시험 환경이 필요하다.
언어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의 경우 답변 속도와 표현 방식에 맞춘 평가 절차가 중요하다. 자폐성 장애인은 시선 처리와 표정, 몸짓에서 개인별 특성을 보일 수 있다.
해외에서는 AI 채용 도구의 평가 기준과 설명 책임, 장애인 지원 절차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평가 결과를 사람이 다시 검토하는 방식과 대체 면접 절차를 제공하는 제도도 활용된다.
참가자들은 현지 기업과 고용기관을 방문해 채용 단계에서 제공되는 편의와 고용 이후의 지원 체계를 조사한다.
업무 공간의 접근성, 보조공학기기 제공, 근무시간 조정, 직무 배치, 경력 개발과 승진 기회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국내에서도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주가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최근 논의는 고용 인원뿐 아니라 직무의 질과 임금, 근속기간, 승진 기회까지 넓어지고 있다.
장애인이 전공과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얻고 조직 안에서 경력을 이어가는 환경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참가자들은 국가별 고용제도와 기업 사례를 비교하고 국내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정리할 예정이다.
AI 화상면접과 장애인 채용 접근성을 표현한 이미지. 왼쪽부터 휠체어 이용 지원자의 AI 면접, 수어통역이 제공되는 화상면접, 점자정보단말기를 활용한 온라인 채용 평가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연수 과정도 청년들이 직접 설계
장애청년드림팀의 특징은 참가자가 연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은 조사 주제와 방문 국가, 기관을 정하고 현지 일정과 인터뷰 질문을 준비한다. 팀별로 역할을 나눠 이동과 통역, 기록, 자료 조사, 예산 관리 등을 맡는다.
휠체어 이용자는 항공기 탑승과 현지 대중교통, 숙소 출입구와 화장실 구조를 사전에 확인한다. 청각장애인은 수어통역과 문자통역 지원 여부를 살핀다.
시각장애인은 음성 안내와 점자 표기, 보행 동선, 동행 지원 체계를 점검한다. 보조기기 전원과 충전 환경, 복용 약품 반입 규정, 의료기관 위치도 준비 과정에 포함된다.
비장애청년과 함께 팀을 구성하는 방식도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이다. 팀원들은 각자의 전공과 언어 능력, 조사 경험을 바탕으로 역할을 나눈다.
누군가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누군가는 영상과 사진을 기록한다. 다른 팀원은 현지 이동과 통역, 자료 정리를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장애 유형별 특성과 필요한 지원을 직접 이해하고 협업 경험을 쌓는다.
귀국 후에는 현지에서 확인한 기술과 제도를 국내 현실과 비교한다. 적용 가능한 사례와 개선 과제를 구체적인 제안으로 정리해 공유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진 맨 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 맨 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나운환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장과 드림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신한금융 제공
2005년부터 1138명 참여
장애청년드림팀은 신한금융과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2005년부터 운영해 온 해외연수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모두 1138명의 청년이 참여했다. 올해 21기까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해외연수를 통해 장애정책과 교육, 고용, 이동환경, 문화 등을 직접 경험해 왔다. 귀국 이후에는 취업과 연구, 시민단체 활동, 창업, 공공정책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해외 경험은 참가자의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 현지 전문가와 장애 당사자를 만나며 관심 분야를 구체화하고 국제협력과 장애정책 분야로 진로를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당사자가 직접 확인한 해외 사례는 국내 제도와 서비스 개선에도 활용된다. 특히 AI처럼 변화 속도가 빠른 분야에서는 실제 이용자의 경험이 기술 개발과 정책 설계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우리 사회는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사람들에 의해 발전해 왔다”며 “이번 연수가 참가자 모두에게 더 큰 세상을 향한 의미 있는 도전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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