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대출 조이기 '딜레마'…숙제 된 보험계약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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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대출 조이기 '딜레마'…숙제 된 보험계약대출

비즈니스플러스 2026-07-10 11:43: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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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챗GPT
그래픽=챗GPT

은행에 이어 보험사들도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정작 더 큰 고민은 신용대출이 아니라 보험계약대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대출은 한도 축소나 신규 취급 중단 등으로 비교적 빠르게 관리할 수 있지만,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자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상품 특성상 일률적으로 줄이기 어려워서다. 결국 보험권 가계대출 관리의 무게중심도 신용대출에서 보험계약대출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상품이다. 과거에는 경기 침체기에 생활자금을 마련하는 '불황형 대출'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증시 강세와 맞물려 주식 투자 자금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실제 주요 생명·손해보험사 10곳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54조9395억원에서 올해 3월 말 55조4612억원, 5월 말에는 55조887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5월 한 달에만 약 58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보험사들이 신용대출보다 보험계약대출 관리를 더 어렵게 보는 이유는 상품 구조에 있다.

신용대출은 신규 취급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줄이면 곧바로 증가세를 억제할 수 있다. 반면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자가 이미 적립한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이용하는 상품인 만큼 과도하게 제한하면 계약 유지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보험사가 대출을 줄이려다 오히려 보험계약 해지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의 대응도 신용대출과 보험계약대출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달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6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했고, 동양생명은 만기 연장 조건을 강화했다. 삼성화재는 일부 신용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고 한화생명도 추가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보험계약대출은 전면 축소 대신 일부 상품의 취급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Super보험'과 '퍼스트클래스 저해지환급형' 등 일부 상품의 보험계약대출 취급을 중단했고, 한화생명도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당국의 관리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보험사들을 소집해 신용대출뿐 아니라 보험계약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 추이, 회사별 관리 계획을 함께 점검했다. 이어 오는 9월부터는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위험계수를 높이는 등 자본규제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는 가계대출을 단순히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보험권 전반의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당국의 관리 기조에 맞춰 대출을 조여야 하지만, 보험계약대출만큼은 소비자 보호와 계약 유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가입자의 대표적인 자금 조달 창구인 데다, 보험 본연의 기능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한도 조정이나 신규 취급 중단으로 비교적 빠르게 관리할 수 있지만 보험계약대출은 계약 유지와 소비자 편익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일률적인 축소보다는 상품별·한도별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향의 대응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보험권 가계대출 관리의 성패도 신용대출을 얼마나 줄였느냐보다 56조원 규모에 육박한 보험계약대출을 소비자 보호와 건전성 사이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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