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게 불타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쓰레기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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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넘게 불타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쓰레기 산'

BBC News 코리아 2026-07-10 11:00: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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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쓰레기 산에 물을 뿌리는 두 소방대원의 모습
Getty Images
이번 화재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메탄가스가 축적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의 한 쓰레기 산에서 일주일 넘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수도 자카르타 외곽에 위치한 자티와링인 매립지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가 15헥타르(15만㎡) 이상 번지면서 일대는 짙고 유독한 연기로 뒤덮었고, 주민 수백 명은 대피했다.

보건 당국은 대기 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소방 당국은 헬기, 물탱크차, 불도저, 드론 등을 투입하며 이 거대한 불길을 잡고자 애쓰고 있다.

이에 이번 주 안에는 화재가 진압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으나, 환경운동가들은 이번 화재는 "시스템 단위의 방치가 낳은 생태적 재앙"이라며, 이는 인도네시아의 갈수록 심각해지는 폐기물 위기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번 화재는 6월 30일(현지시간) 처음 발생했다. 초기에는 작은 불꽃으로 시작했으나, 강한 돌풍을 타고, 쓰레기가 높이 쌓여 있거나 소방대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역 등 여러 곳으로 번져나갔다.

그 후 일주일 동안 짙은 검은 연기가 주변 마을을 뒤덮었다. 현지 환경부의 측정 결과, 매립지 주변의 대기질은 한때 위험 수준에 도달했으나, 최근 며칠간 다행히 다소 완화됐다.

지역 주민 사르마나(45)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독한 연기가 집안으로 밀려 들어와 아이를 데리고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연기가 너무 짙어서 주변 사람도 볼 수 없을 정도였다"는 그는 "코도 따갑고, 계속 기침이 났고, 콧물이 흐르고, 숨을 쉴 수 없었다…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집을 버리고 빠져나왔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민 수백 명도 비슷한 상황이기에 지방 정부가 마련한 대피소로 피신했다. 토시야니(37)는 "연기에 유독가스가 포함돼 있어" 귀가가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입을 손으로 가린 채, 쓰레기가 널려 있는 땅위를 걷는 사람의 모습
Getty Images
매립지 주변의 대기질은 한때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지역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화재로 인해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주민 최소 234명을 진료했으며, 이 중 72명은 급성호흡기감염증 진단을 받았다.

지금도 매립지 서쪽과 남쪽의 여러 쓰레기 더미에서 연기와 불길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인도세니아 '국가재난관리청(BNPB)'의 조한 다르마완 비상작전통제조정 국장은 불이 표면이 아닌 높이 쓰레기 더미 깊숙한 곳에서 타오르고 있어 진화 작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아직 화재의 초기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으나, 인도네시아 비정부기구인 '환경포럼(WALHI)'은 유기성 폐기물이 분해되면서 발생한 메탄가스가 축적되며 불이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별다른 규제 없이 인도네시아 곳곳에 매립지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WALHI 소속 활동가인 와휴 에카 스타완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근본적인 개선 없이 수년간 방치됐던 쓰레기 관리 문제가 만든 시한폭탄과도 같다"고 비유했다.

WALHI에 따르면, 반텐주 탕게랑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양은 자티와링인 매립지가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훨씬 웃돈다.

와휴는 "자티와링인 매립지는 하루 최대 2700톤을 수용할 수 있지만, 이는 탕게랑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5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폐기물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쓰레기 산에서 화재 진압 중인 대원들의 모습
Getty Images
접근이 어려운 구역에서도 불길이 일었다

이에 대한 대답은 탄게랑시 전역에 무분별하게 퍼진 쓰레기 산에서 찾을 수 있다.

원래 매립지 주변도 예외는 아니다. 주민들의 집에서 불과 100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유해한 쓰레기 산이 들어섰다.

이번 화재 이전부터 이곳에서는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자티와링인 매립지 인근 주민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쓰레기 산으로 인해 코를 찌르는 악취와 파리, 산사태 위험에 끊임없이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폭염과 기후 위기로 인해 메탄가스가 더욱 빠르게 축적되면서 이러한 쓰레기 산이 화약고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와휴는 "작은 불꽃이나 열기만 있어도 쓰레기 산 아래의 메탄가스에 순식간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3년 한 해 동안 대형 매립지 화재가 잇따랐다. 일례로 반둥시 소재 사리무크티 매립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수십 헥타르가 불에 탔다. 담배꽁초와 축적된 메탄가스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불과 몇 달 뒤에는 탄게랑시의 또 다른 매립지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35만㎡에 달하는 부지의 약 80%가 불에 탔다. 이 화재의 원인도 동일하게 추정된다.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올라가는 사람의 모습
Getty Images
당국은 이번 주 안에 화재를 완전히 진압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의 리잘 이라완 환경법집행 부국장은 자티와링인 매립지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는 진화 작업이 완료된 후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환경산림부는 올해 8월 초까지 인도네시아 전역의 매립지 390곳의 실태를 평가할 예정이다.

리잘 부국장은 자티와링인 매립장은 이미 지난해 관리 부실 문제로 환경산림부로부터 행정 제재를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환경산림부는 지방 정부에 중장비를 이용해 폐기물을 평평하게 다지거나 압축한 뒤 주기적으로 흙으로 덮도록 지시했다. 이를 통해 메탄가스 축적으로 인한 화재 위험을 줄이고, 질병 발생 위험을 줄이며, 매립지의 청결도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와휴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폐기물 관리 시스템 개선에 진정으로 의지를 보이지 않는 이상, 매립지 화재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와휴는 "규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이유는, 제재도 부족하고, 단호한 실행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방의 폐기물 관리 예산도 부족하며, 가정에서도 유기성 폐기물을 분리 배출하도록 주민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쓰레기 산을 오르는 사람의 모습
Getty Images
허술한 폐기물 관리 및 쓰레기의 무분별한 투기는 인도네시아에서 수많은 환경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어 그는 이번 자티와링인 매립 화재를 통해 중앙 정부가 긴급 대응이나 표면적인 해결책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닫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폐기물 자체가 줄어들지 않고, 지속적으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메탄가스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유기성 폐기물 처리 체계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매립지 내 환경 재해 발생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분명히 다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기성 폐기물이 제멋대로 쌓여 있는 한, 땅 밑에서는 계속해서 메탄가스가 생성될 것입니다."

"게다가 날씨가 더워지면 더 많은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합니다."

추가 보도: 무하마드 이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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