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자의 픽&플레이] 더 맛있어진 ‘아는 맛’…‘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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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자의 픽&플레이] 더 맛있어진 ‘아는 맛’…‘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

더리브스 2026-07-10 09:11:04 신고

3줄요약

수많은 게임 중에서 유독 관심을 받는 타이틀이 있기 마련입니다.

화제작은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 그 이상의 의미가 있죠. 시장을 주도하는 게임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게임 업계 흐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이 왜 입소문을 타고 있는지”를 함께 짚어보고 직접 플레이해 보려 합니다.

주목할 만한 게임과 콘텐츠를 전해드리는 코너. [송기자의 픽&플레이]는 게임을 고를 때 참고해야 할 알찬 가이드가 되겠습니다.

송기자의 픽&플레이. [그래픽=황민우 기자]

게임사가 과거에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리마스터 또는 리메이크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IP(지식재산권)의 가능성이 시장에서 흥행으로 검증됐기 때문이죠. 신규 IP 게임에 비해 초기 기확 단계에서 필요한 시간과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게임을 출시했을 때 충성도 높은 팬층을 확보하는 과정 역시 신규 IP 게임보다 수월한 편입니다. 원작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팬들이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는 만큼 마케팅 비용 역시 줄일 수 있는 것이죠. 한마디로 게임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마주치는 흥행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한 선택지인 셈입니다.

물론 모든 리마스터, 리메이크 게임이 팬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원작을 현세대 최신 기기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최적화 문제가 발생해 게임이 정상적으로 구동되지 않는 치명적 문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게다가 팬들의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과거의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했다면 개발사의 이미지는 물론 원작의 명성까지 한순간에 훼손됩니다.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는 이러한 우려를 한층 업그레이드된 완성도로 해소한 게임입니다. 원작의 강점이던 캐릭터의 강렬한 개성과 해상 전투는 정교하게 다듬어졌습니다. 아쉽다고 지적받았던 서사의 빈틈도 새롭게 추가된 서브 콘텐츠로 보강됐죠.

결론부터 말하면 원작을 전혀 모르는 유저는 웰메이드 오픈월드 게임으로서, 원작 팬들은 변화의 차이를 체감하며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타이틀입니다.


서브 퀘스트로 촘촘하게 보강된 서사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는 에드워드 켄웨이가 해적에서 암살자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는 에드워드 켄웨이가 해적에서 암살자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스토리는 원작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주인공 에드워드 켄웨이가 어떠한 계기로 암살단과 마주치는지 그리고 해적에서 한 명의 암살자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죠. 유저들은 이 과정에서 자유로운 해적의 삶과 자유를 위해 템플 기사단을 처단하는 암살자의 숙명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원작에서도 에드워드 켄웨이의 이야기는 미숙했던 한 인간이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점차 단단하고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신념과 복수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던 이전의 주인공들과 달리 자유분방한 에드워드 켄웨이와 해적 캐릭터의 강렬한 개성은 이전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독보적 강점이었죠.

하지만 원작은 주변 인물의 서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검은수염' 에드워드 대츠의 갑작스러운 이탈 과정이나 급작스럽게 전개되는 이야기 때문에 특정 인물들의 행방이나 결말을 알 수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죠.

개연성을 더할 새로운 NPC와 서브 퀘스트가 많이 추가됐습니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개연성을 더할 새로운 NPC와 서브 퀘스트가 많이 추가됐습니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틀은 유지하되, 부족했던 세부 구성을 서브 퀘스트로 채워 넣었습니다. 스토리 전개 도중 흐름을 끊었던 현대 시점의 1인칭 파트를 삭제한 대신 그 이상의 분량을 에드워드 켄웨이의 개선 서사를 보강하는데 투자했죠.

그 결과 사건을 마주할 때마다 에드워드 켄웨이가 느끼는 고뇌, 등장인물 간의 복잡 미묘한 관계,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인과관계와 개연성이 탄탄해졌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메인 스토리 플롯이 추가된 것은 아니지만 개선셩의 빈틈이 메워지면서 주인공의 성장 과정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됐죠.

특히 만약 에드워드가 평범하게 캐롤라인에게 돌아갔다면 혹은 대츠가 다른 선택을 받아들였다면 같은 IF 스토리 형태의 서브 콘텐츠는 원작에 없었던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는 이미 엔딩을 본 유저라도 다시 게임을 플레이할 만한 동기가 됩니다.


비주얼의 직관적인 진화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의 바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의 바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원작과의 차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단연 비주얼입니다. 원작 역시 바다를 아름답게 표현해 내며 비주얼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었죠.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는 그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한 현세대 그래픽을 투영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전체적인 채도가 높아지면서 선명해진 색감과 현실적인 광원 표현은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와 맞물려 독특한 분위기로 나타납니다. 거대한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를 때면 파도에 흔들리는 선체에서 특유의 몰입감을 느낄 수 있죠.

인물 모델링 역시 장족의 발전을 이뤄낸 부분입니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인물 모델링 역시 장족의 발전을 이뤄낸 부분입니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특히 인물 모델링 영역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주요 여성 캐릭터들의 모델링은 그야말로 '환골탈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매력적으로 바뀌었죠. 캐롤라인을 시작으로 앤 보니, 루시 볼드윈 등 서사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암살단 조력자 캐릭터까지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느껴질 만큼 아름다운 비주얼로 다시 등장합니다.


익숙함 속에 더해진 변용, 지상과 해상을 넘나드는 전투


일부 공격 모션을 스킬로 전환해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일부 공격 모션을 스킬로 전환해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전투 시스템 역시 지상과 해상 모든 방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원작의 지상 전투는 공격과 방어 그리고 타이밍에 맞춘 패링과 회피라는 기본 메커니즘만 숙지하고 있으면 무난하게 엔딩까지 도달할 수 있을 만큼 간단했습니다. 특히 에드워드 켄웨이는 네 자루의 권총을 동시에 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전투 난도 자체는 매우 쉬웠습니다.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 역시 큰 틀에서의 손맛은 원작의 감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시스템에서 킥을 가미했습니다. 원작에서 일반 공격 모션의 일부로만 연출되던 적의 자세를 무너뜨리는 동작을 유저가 원하는 타이밍에 직접 스킬로 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으로 도입했죠. 예를 들어 적의 다리를 걸어 중심을 무너뜨리면 적의 체력과 상관없이 즉시 제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약간의 변용이 더해졌지만 원작을 경험해 본 유저라면 금세 손에 익힐 수 있을 만큼 친숙한 변화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적의 공격을 제안하는 타이밍에 패링을 성공시키면 단숨에 적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스토리 도중 종종 마주하게 되는 보스와의 1vs1 전투에서도 같은 공식이 적용되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보스의 체력이 아무리 많더라도 패링을 성공시킨 후 테이크다운하면 허무하게 제압됩니다. 팽팽한 긴장감과 묵직한 보스전 특유의 재미를 원하셨던 유저에게는 싱겁게 다가오는 부분입니다.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다 보면 여러 부관을 영입해서 잭도우를 더욱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다 보면 여러 부관을 영입해서 잭도우를 더욱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송진원 기자]

해상전은 오픈월드를 탐험하며 유능한 부관을 함선 잭도우에 영입하는 서브 퀘스트가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부관이 한 명씩 합류할 때마다 충각 돌진을 비롯한 특수 스킬들이 개방됩니다. 부관의 영입 여부에 따라 해상전 체감 난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러한 서브 콘텐츠를 얼마나 충실하게 수행했는지가 후반부 대규모 해상 콘텐츠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되죠.


아쉬운 2%, 그럼에도 플레이해야할 이유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 [그래픽=송진원 기자]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 [그래픽=송진원 기자]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는 원작 팬일수록 변화를 더 크게 체감할 수 있고 그 안에서 향수를 느끼며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웰메이드 게임입니다. 하지만 오랜 팬이기에 느껴지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새로운 서브 콘텐츠와 IF 스토리 덕분에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큰 줄기를 담당하는 핵심 메인 플롯은 원작과 동일합니다. 그렇다 보니 이미 과거에 엔딩을 경험했던 유저라면 앞으로 펼쳐질 결말을 고스란히 예측할 수 있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며 서사를 알아갈 때 느끼는 신선한 감동의 폭은 다소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높은 수준의 콘텐츠 퀄리티에 어울리지 않는 초보적인 자막 번역 실수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점은 몰입감을 끊는 아쉬운 오점입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만듦새는 지난 몇 년간 시장에 출시되었던 수많은 리메이크 작품들 가운데 손에 꼽히는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고전 게임을 현세대 감성과 퀄리티로 다시금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리메이크 게임의 가장 큰 미덕이죠.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는 리메이크 게임의 장점과 가치를 모범적으로 증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코닉한 암살자 해적이라는 콘셉트를 완벽하게 구현한 명작을 현세대 게임으로 다시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게임을 구매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어쌔신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는 구매하고 플레이해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송진원 기자 jin1@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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