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공모가가 주당 149달러로 확정됐다. 총 공모 규모는 약 265억달러로, 외국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10일 ADR 1억7790만주의 기업공개 가격을 주당 149달러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 규모는 약 265억달러, 한화 약 40조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 알리바바가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조달한 약 250억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외국기업의 미국 증시 IPO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다.
미국 기업까지 포함하면 스페이스X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IPO 규모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자본시장 내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ADR은 이날 ‘SKHYV’라는 종목 코드로 조건부 거래가 이뤄진 뒤, 13일부터 ‘SKHY’라는 코드로 정규 거래에 들어갈 예정이다.
ADR은 국내 주식을 예탁기관에 맡기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해 거래하는 증서다. 미국 투자자는 국내 증권계좌 개설이나 환전 절차 없이 달러로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다.
이번 공모가는 한국 증시에서 거래된 SK하이닉스 보통주 종가보다 약 3%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에 따르면 이번 공모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에 해당한다.
ADR 1주는 SK하이닉스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 이번 상장을 통해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을 넓히고 미국 자본시장에서의 기업가치 평가를 직접 받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나스닥 입성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 기반이 넓어지면 미국 경쟁사인 마이크론 등과의 가치평가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예측 단계에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리며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보여줬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투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 생산시설 확충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내년 말까지 극자외선 노광장비 도입에도 약 11조9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AI 확산으로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서 ADR 상장 추진과 관련해 “한국 주주뿐 아니라 미국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알릴 수 있어 더욱 글로벌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HBM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조달 자금이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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