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7월 6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증권이 판매한 JTBC 관련 유동화전자단기사채를 두고 '고객 기만' 논란이 불거졌다.
당초 해당 상품 판매 당시 키움증권의 비대면 화면상엔 '다소높은위험', '단기사채', '신용등급 A3'로 상품 정보가 표시됐지만, 이후 JTBC의 유동화차입금 원리금 상환 불이행 이후 위험등급이 '매우높은위험'으로 변경되고 ‘신용등급 A3’ 표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자들은 당시 비대면 화면과 형식적인 설명 절차만으로 억 단위 전단채의 핵심 위험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품 판매 후 해피콜 절차도 쉽게 거부할 수 있어 투자자 보호가 미흡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키움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 대한 현장검사에 들어갔다. 키움증권은 JTBC 관련 유동화전자단기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바 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JTBC의 재무악화 위험을 충분히 확인했는지, 투자자에게 관련 위험을 제대로 고지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지난달 12일 미르제이차 56억원, 제일티비씨제이차 150억원 등 총 206억원 규모 유동화차입금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 이후 신용평가사들은 JTBC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잇달아 낮췄고, 회생절차 신청 이후 원리금 지급불능 상태를 뜻하는 'D등급'까지 하향 조정했다.
제일티비씨제이차 전자단기사채는 키움증권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투자자들이 매수 전 위험고지 사항을 확인하고 동의했으며, 매수 후 해피콜을 통해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JTBC 전단채는 투자권유 없이 고객이 온라인으로 직접 가입한 상품"이라며 "고객은 가입 과정에서 신용위험과 원금손실 가능성 등 주요 위험사항을 확인하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입 후 해피콜을 통해 고객의 위험 인지 여부도 재차 확인했다"며 "관련 절차와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판매가 이뤄졌으며 불완전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형식적 고지와 동의 절차만으로는 JTBC의 유동성 악화 가능성, 만기 미상환 위험, 원금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가 시작되면서 당시 비대면 상품판매 화면과 절차가 투자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해당 상품 판매 당시 모바일 발행 정보 화면에는 '다소높은위험', '단기사채', '신용등급 A3' 등의 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JTBC의 유동화차입금 미상환과 신용등급 하향이 발생하면서 앱 화면상 위험등급은 기존 '다소높은위험'에서 '매우높은위험'으로 변경됐다. ‘신용등급 A3’ 표기는 아예 사라졌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키움증권이 JTBC 사태 이후 상품안내 화면에 표시정보를 바꿨으며, 판매 당시 화면 표시 내역과 설명서 열람 절차만으로 상품의 핵심 위험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연대 관계자는 "(당시 키움증권의) 투자 화면에는 신용등급 A3와 위험등급이 표시돼 있었다"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신용등급이 표시된 금융상품은 일정 수준 이상의 상환 안정성을 갖춘 상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상품 구조상 고객에 대한 투자금 상환 가능성은 JTBC의 신용도와 유동성에 좌우됐다. 투자자 제공 자료에 따르면 해당 상품의 특징에는 "제이티비씨에 대한 대출채권 유동화", "기초자산 상환의무를 부담하는 제이티비씨의 신용도 수준으로 통제"된다는 설명이 담겼다.
투자자들은 비대면 매수 과정에서 억 단위 주문이 가능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투자자 제공 화면에는 해당 상품의 매매단가가 9867만9727원으로 표시됐다. 매매수량 단위도 '억'으로 제시돼 있었다.
익명의 관계자는 "수억 원을 투자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며 "상품 구조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사실상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해피콜 절차의 실효성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내용증명을 통해 모바일 앱 내 체크박스 선택만으로 해피콜을 거부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증명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설명의무 위반과 위법계약해지권 행사에 따른 원금 반환 요구도 담겼다.
하지만 투자금 회수 절차는 아직 불확실하다. 법원은 JTBC의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 신청을 승인하고 회생절차 개시 여부 판단을 보류했다. ARS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전 기업과 채권자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 4개 계열사에 대해서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전단채 투자금 회수 시기와 회수율은 채권자 협의와 향후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달부터 중앙그룹 계열사 채권 발행과 판매 과정을 살펴봐 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앙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CP 발행이 적절했는지 점검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실제 검사에 착수하면서 키움증권의 판매 절차와 위험고지 체계도 감독당국의 점검 대상에 올랐다.
한편 키움증권은 과거에도 투자자 보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23년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당시 키움증권은 고객 위탁계좌에서 약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위험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 조정과 미수거래 관리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의 제재 이력도 부담이다. 금감원 제재공개 및 관련 보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2022년 해외주식 외환거래 회계처리 오류로 기관주의와 과태료 1600만원, 관련 직원 5명 견책 등 조치를 받았다. 올해 3월에도 2019~2020년 CFD 등 파생상품 관련 회계처리 미비, 임직원의 직무관련 정보 이용금지 위반, 대주주·특수관계인 신용공여 제한 위반 등으로 기관주의와 과징금 200만원, 과태료 7920만원을 부과받았다.
키움증권이 개인투자자 기반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온라인 증권사인 만큼 이번 사태와 관련한 논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JTBC 전단채 판매에 관한 논란은 개별 채권 미상환 문제를 넘어 키움증권의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 체계가 얼마나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추고 잘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전문 변호사는 "비대면 거래에서는 우선 투자권유가 있었는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증권사 책임 여부는 중요사항이 누락됐는지, 설명 내용이 사실과 달랐는지, 실제 투자 경위가 어땠는지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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