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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책방] 도망친 감정은 어디서 힘을 키우나

뉴스컬처 2026-07-10 08:26:00 신고

책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사진=오픈도어북스
책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사진=오픈도어북스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불안과 통제가 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시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후 위기, 국가 간 분쟁 등 굵직한 사건들이 '보장된 미래'라는 개념을 허물었다. 사람들은 거대한 위협 앞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내면의 불안을 눈덩이처럼 부풀린다. 옥스퍼드대 임상심리학 박사 줄리 스미스는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를 통해 과도한 두려움을 해체하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과학적인 심리 처방을 제시한다.

저자는 가장 흔한 대응 방식인 '회피와 억압'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억지로 불편한 감정을 누르려 할수록 머릿속에 더 선명하게 각인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안전 추구 행동에만 몰두하며 상황을 통제하려는 시도 역시 일시적인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시야를 돌리는 틈을 타 불안은 시나브로 세력을 확장하다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폭발해 일상을 집어삼킨다.

핵심 해법으로 '유연성'과 '수용'을 제안한다. 질병불안장애나 공황장애 같은 신경증적 증상에 맞서 싸우기보다, 감각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동행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바다에서 몰아치는 파도처럼 격한 감정도 결국 밀려왔다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부정적인 상념을 생산적인 활동으로 전환하는 '주의 분산 기법' 역시 불안 극복의 실효성 높은 무기로 소개된다.

과거의 트라우마가 남긴 생리적 상흔도 세밀하게 살핀다. 아동기 역경이나 빈곤, 가족 갈등은 신경계를 자극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높인다. 뇌를 거친 폭풍우를 견뎌낸 배에 비유하며, 망가진 돛을 수리하고 항로를 되찾으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다독인다. 나아가 축적된 스트레스를 털어내기 위해 가벼운 신체 활동을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

외줄 타기에 비유되는 인생에서, 흔들리는 밧줄을 탓하거나 억지로 내려가려 발버둥 치는 행위는 위험하다. 대신 줄의 진동에 몸을 맡기고 곡예를 즐기는 줄꾼처럼 불확실성을 수용하는 유연한 태도를 길러야 한다고 역설한다. 결국 불안의 실체를 명확히 인지하고 정면으로 응시할 때, 마음은 비로소 자유를 얻고 스스로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위로를 건넨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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