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조원 지원 확보한 젤렌스키…나토회의서 달라진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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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조원 지원 확보한 젤렌스키…나토회의서 달라진 위상

연합뉴스 2026-07-09 17:37: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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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드론 기술 필요 없다던 트럼프 "구매할 것"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재배포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올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대규모 동맹국 지원을 확보하며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집요한 공격으로 러시아가 수세에 몰리면서 동맹국들의 종전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장거리 드론을 앞세운 외교전도 동맹국의 지원을 끌어내는 지렛대가 됐다.

9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의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그는 지난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약 20건의 정상회담을 소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뿐만 아니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과도 별도 회동을 가졌다. 이재명 대통령과도 첫 정상회담을 했다.

동맹국들은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 필요성을 강조하고 지원을 약속하며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방공망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그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을 부각하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자주 충돌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재배포 및 DB 금지]

러시아와의 전쟁 과정에서 진화를 거듭한 우크라이나 드론도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장에서 놀라운 일을 해냈다"며 "우크라이나 드론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미국의 기술력을 자신하며 우크라이나의 드론 기술 지원은 필요 없다고 한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에스토니아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 우크라이나와 드론 협정을 체결했다.

비회원국의 수장인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토 방산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유럽에 "자체적인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와 이를 위한 생산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토 정상들은 전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명시한 정상회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올해 700억유로(약 120조4천억원)의 군사 장비, 지원 및 훈련을 제공하고 내년에도 최소한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재배포 및 DB 금지]

이런 분위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슈가 후순위로 밀렸던 작년 나토 정상회의와 확연히 비교된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로 나토 연례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연 최우선 이슈였다.

하지만 작년에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 등으로 우크라이나가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작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제발 동맹국의 지원 의지를 알아달라"고 호소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것이었다.

최근 변화하는 전황은 우크라이나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린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드론을 앞세워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동맹국들의 종전 기대감도 커졌고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정상회의 기간에도 니즈네캄스크 지역 등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 타격하고 아조우해를 포함한 보급로도 잇달아 공격했다.

러시아 지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도 러시아 트베리시와 스타브로폴 지역의 석유 관련 시설이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아조우해에서도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연료를 나르던 유조선 2척이 우크라이나의 타깃이 됐다.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러시아는 최근 연료난을 인정하고 인도와 카자흐스탄에서 휘발유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전날에는 디젤 연료 수출도 금지했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이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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