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82억 원 긴급 투입… 정부와 농협이 합작해 극적으로 가격 회복한 '국민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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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82억 원 긴급 투입… 정부와 농협이 합작해 극적으로 가격 회복한 '국민 채소'

위키트리 2026-07-09 17:3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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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농협이 공동으로 추진한 수급 안정 대책이 효과를 내면서, 폭락했던 양파 가격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봄 밭을 갈아엎는 농가까지 나올 만큼 심각했던 가격 폭락 사태가 두 달 만에 반전 국면을 맞은 셈이다.

농협 제공

9일 농협에 따르면 가락시장 상등급 양파 도매가격은 지난 5월 평균 ㎏당 570원에서 이달 8일 기준 1022원으로, 두 달 새 약 79% 올랐다.

올해 양파 농가는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생산된 저장 양파 재고마저 평년(8만 1000t)을 크게 웃도는 9만 5000t에 달하면서 가격이 급락해 어려움을 겪었다.

가격 급락의 근본 원인은 유례없이 좋았던 기상 여건이었다. 지난겨울과 봄 사이 큰 한파나 가뭄 없이 양파가 자라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남 무안·함평·고흥과 경남 함양·합천 등 주요 산지에서 조생종과 중생종 양파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중만생종 양파의 생산단수는 평년 대비 최대 8.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시기였다. 전년도에 비축해둔 저장 양파 재고가 채 소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확기를 맞은 햇양파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도매시장에서 전체 물량이 겹치는 출하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외식업 경기 침체로 대량 소비처의 수요까지 줄어들며 경매 단가가 크게 떨어졌다.

가격 급락이 이어지자 지난 5월 15일에는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소속 농민들이 1㎏당 800원 수준인 최저생산비 보장을 촉구하며 전국 곳곳에서 양파밭을 갈아엎는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공급 과잉에 더해 수입 양파와의 경쟁도 국내 농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수입 양파는 국내 생산량이 부족할 때 수급을 보완하는 역할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국내 생산량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중국산 수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저장해둔 국산 양파 가격이 갓 수확한 중국산 햇양파보다 낮게 거래되는 이례적인 역전 현상이 한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양파를 비롯한 양념채소류는 1~2년 주기로 폭등과 폭락을 오가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최근 5년간 5월 기준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을 보면 이런 흐름이 뚜렷하다. 2022년에는 봄철 가뭄과 냉해로 생산량이 급감하며 가격이 급등했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재배면적이 줄어든 여파로 가격이 다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후 2024년에는 생산량이 일부 회복되며 전년보다 10% 내린 1080원대를, 2025년에는 공급과 소비가 균형을 이루며 812원대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는 대풍과 외식 소비 위축이 겹치며 570원까지 떨어졌다.

기상 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늘면 가격이 폭락해 농가가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 일이 벌어지고, 이는 다음 해 재배면적 감소로 이어져 가격이 다시 폭등하는 이른바 '풍년의 역설'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026년산 양파 재배의향 면적은 1만 6952ha로 전년보다 6.9%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는데, 비료값과 인건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양파값만 떨어지는 현상이 이어지다 보니 농가들이 재배 자체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감소세가 자칫 감자나 마늘 등 재배 여건이 비슷한 다른 작목의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농협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조·중생종 양파의 시장 격리와 출하 조절을 선제적으로 추진했으며, 중·만생종 출하가 본격화한 지난달부터는 총 882억원 규모의 가격 회복 대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폭락 초기에 대응한 시장격리 조치에 이어, 본격적인 수확기에 맞춰 대책 규모를 키운 셈이다.

양파 자료사진. / Caftor-shutterstock.com

구체적으로는 무이자 자금을 특별 편성해 산지 양파 수매와 상품화 작업을 지원하고, 중생종 출하 연기에 따른 농가 손실을 보전했다. 또한 과잉 물량 해소를 위해 물류비와 손실 보전을 지원해 대만 등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도 지난 5월 공급과잉에 대응해 2000t 이상의 햇양파 수출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전국 하나로마트 소비 촉진 행사, 군납 물량 확대, 무더위 쉼터 및 농협 주유소를 통한 양파즙 제공 등 국내 소비 진작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양파 가격 회복은 농협과 정부, 농업인이 함께 이끌어낸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수급 상황을 면밀히 관리해 농업인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산물 가격이 일정 기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농가 손실을 보전하는 농산물 가격안정제가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제도는 기준가격과 시장 평균가격의 차이에 생산량을 곱해 보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다만 국회 안팎에서는 생산량과 소비량을 정확히 파악할 조사 체계와 합리적인 기준가격 설정 방식이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생산 조절과 산지 폐기, 비축 물량 관리, 기준가격 협의 등을 누가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한 거버넌스도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제도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추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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