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 모임, 노동부 적발 72곳 세부 분석…시설관리업체 1곳서 가짜계약 220명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이른바 '가짜 3.3 계약'으로 적발된 사업장 수는 숙박·음식점업이 많지만, 사업장 1곳당 가짜 계약 수를 살펴보면 운수·창고업과 제조업의 남용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9일 나왔다.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세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가짜 3.3' 계약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적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실질적으로는 근로자로 고용했는데도 프리랜서 등 사업소득자처럼 위장해 사업소득세 3.3%를 원천징수 하는 계약을 말한다.
노동부는 지난 3월 108개 사업장에 집중 기획 감독을 실시해 72곳에서 1천70명의 근로자가 가짜 3.3 계약으로 고용된 것을 확인했다.
노무사 모임이 세부 분석해보니 적발 사업장 중 절반이 넘는 40곳이 숙박·음식점업이었다. 이어 제조업 16곳, 도소매업 12곳, 운수·창고업 3곳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수로 보면 숙박·음식점업 사업장이 많았지만, 고용인원 중 위장고용 비율과 체불 금품 규모를 보면 운수창고업과 제조업의 악용 행태가 두드러졌다.
가짜 3.3 계약으로 고용된 근로자 수를 보면 숙박·음식점업은 사업장 40곳에서 367명이 고용됐지만, 제조업은 16개 사업장에서 337명이 고용됐다.
운수창고업은 사업장 3곳에서 가짜 3.3 근로자 92명이 나왔다. 사업시설 관리·임대서비스업 사업장은 단 한 곳이 적발됐지만, 한 곳에서 220명이 무더기로 위장 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 사업장이 가짜 계약으로 지급을 피한 수당 등 금품을 계산해보면 운수·창고업에서 사업장 1곳당 체불 금품이 8천14만원에 달했다.
사업시설관리·임대서비스업 업장 1곳은 체불 금품이 1억6천649만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72개 사업장 중 4대 보험 가입 근로자 수는 5인 미만인데 실제 근로자 수가 5인 이상으로 나오는 곳이 절반을 넘는 44곳(61.1%)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위장 사업장이 근로자 수를 5인 미만으로 감출 목적으로 가짜 계약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노무사 모임은 진단했다. 5인 이상 사업장은 근로자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줘야 한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가짜 3.3 계약이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형 편법만이 아니라 대규모 인력 운영 사업장에서도 조직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고용 회피 모델인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hye1@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