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100만명 AI 직업훈련 지원…고용위기 지역 특별지구 지정·보호
(세종=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인공지능 전환(AX)에 따른 일자리 충격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AI로 인한 고용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Canaries dashboard)를 구축한다.
AI 직업훈련을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0만명 이상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전환 과정에서 임금 감소를 겪는 노동자의 소득을 보전하는 '임금보험' 도입을 논의한다.
정부는 9일 한성숙 국무총리 취임 후 첫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관계부처 합동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산업 현장에 스며든 AI로 일자리 대체·재편·창출이 현실화하고 있고, 탄소 감축으로 고탄소 업종의 전환 충격이 특정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기본계획을 마련한 건 인공지능 전환(AX) 및 녹색 전환(GX)에 따른 산업 현장의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다.
이번 기본계획은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립된 첫 번째 법정 기본계획이다.
선제 대응, 기회 창출, 성과 향유의 3대 추진방향과 함께 정부는 노사정이 합의한 7대 실천과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상시 모니터링으로 적기 대응…이르면 내년 하반기 도입
정부는 우선 실시간 상황판과 같은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를 운영하기로 했다.
카나리아 대시보드는 미국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가 공개한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 추적하는 분석 도구다.
과거 탄광에서 유독가스를 미리 감지했던 카나리아처럼 AI로 인한 일자리 위협을 먼저 파악하고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산업 전환의 정확한 예측값 산정에 한계가 있는 만큼, AI가 바꾸는 일자리 변화를 실시간 감지하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적기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의 직업 현실에 맞는 '한국형 AI 노출지수'(K-AIOE)를 연구용역을 통해 개발하고, 산업전환 일자리 지도 등을 마련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빠르면 2027년 하반기, 늦으면 2028년 초에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를 만들어 국민 누구나 노동시장 변화를 알 수 있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석유화학 등 구조적 전환 추진 업종의 고용 충격 현실화 시기·규모는 상시 파악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맞춤형 대책을 수립한다.
고용영향 사전평가를 활성화해 매년 1개 업종씩 선정·평가하고, 5년 단위의 중장기 평가도 병행할 예정이다.
또 AX, GX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뒷받침한다.
모두의 '국민내일배움카드'로 기본직업훈련을 지원하고, 미취업·미숙련 청년 누구나 AI 엔지니어 등으로 성장할 수 있게 실무 중심 교육훈련을 확대한다.
나아가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0만명 이상에게 AI 직업훈련을 지원할 예정이다.
AI 훈련 기회의 수도권 편중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비수도권 중심으로 훈련확산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훈련비와 훈련수당 등도 지방 우대 관점에서 설계한다.
◇ 고용위기 지역 '특별지구' 보호…소득 보전 '임금보험' 논의
고용 충격이 큰 업종·지역의 위기 징후가 포착됐을 때는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로 선제 지정해 보호한다.
석탄발전·자동차·석유화학·철강·시멘트 등 고탄소 업종의 탄소중립 전환 충격은 충남·울산·여수·포항 등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데, 이를 사전에 보호하겠다는 목적이다.
특별지구는 고용안정, 신산업 육성, 행정·재정 패키지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노동부는 사회적기업 일자리는 2030년까지 9만명으로 확대해, 산업전환에 따른 일자리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환 과정에서 이직이나 전직, 또는 이주가 불가피한 노동자의 한시적 소득 공백 및 임금 하락분을 보전하는 '임금보험' 도입 논의에 나선다.
기존 고용 안전망을 넘어 누구나 존엄한 삶을 유지하며 전환에 도전하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소득지원 방식과 재원 조달 방안을 구상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독일의 경우 해고 시 만 58세 이상부터 연금 수급 시점까지 소득이 보전되도록 '고용조정지원금'을 지급해 석탄발전 조기 퇴직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는 중장기적 과제로 단기간 내 해법 제시는 어렵다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사회적 문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임금보험 등의 필요성 여부를 두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동부는 전환과 혁신의 성과가 모두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상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성과공유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원하청이 고용유지·전환훈련 등을 함께 약속하는 '공급망 고용안정 협약'(가칭) 등 체결을 인센티브로 지원한다.
신산업 성장 과실을 국민들이 함께 누리도록 일반 국민이 가입하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기존 6천억원 규모에 더해 6천억원 규모를 추가 조성한다.
AI 산업전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사회계약 논의를 위해 노사정이 참여하는 '산업전환 고용안정 위원회' 등도 신설하고, 이행점검반을 운영한다.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을 밑바탕으로 매년 연차별 계획을 마련해 탄력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우리 일터는 지금 근본적 변화에 직면해 있고, 전환 과정에서 고용안정은 국가적 과제"라며 "연차별로 현장 변화를 살펴 노사와 함께 계획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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