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앤피오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천사 같은 여주인공, 그 옆에 더 끌리는 나쁜 여자.’ 드라마에 두 부류의 여성이 있다면, 신예은은 기어코 그 둘을 다 해내는 독보적인 배우다. 천사 같은 얼굴에 구김이 지면 금세 서늘한 조소의 빛이 서리고, 이렇듯 냉기를 펄펄 뿜어내다가도 어느덧 생긋 웃어 보이며 여지없이 천국을 펼쳐낸다.
여성 국극 단원 영서(정년이)를 지나 조선 최고의 상인 은(탁류)으로 유독 시대의 파랑에 작은 몸을 부딪쳐 왔던 그가, 이번에는 윤슬처럼 반짝이는 섬마을 간호사로 돌아왔다. ENA 드라마 ‘닥터 섬보이’에서 그가 맡은 육하리는 실제 신예은이 “일치율 90%”라고 꼽았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인물이지만, 그 속에 폭풍우 같은 소요를 감추고 사는 입체적 캐릭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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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을 집어넣는 손이 너무 떨려 쥐고 있던 용액을 쏟기도 했어요. 감독님 덕분에 테이크를 여러번 갈 수 있어 다행이었죠.”
감정 연기에 있어서도 직업적 특성을 고려해야 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극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배우, 환자 앞에서 침착해야 하는 간호사 캐릭터 사이에서 느낀 딜레마도 털어놨다. 그는 “사건의 위중함이 축소돼 보여서도 안 되고, 표현에 있어 나름의 자제도 해야 하는 역할이었다”며 “나름의 중간 지점을 찾아가려 했다”고 전했다.
드라마는 섬마을의 열악한 의료 환경 같은 사회적 문제를 이따금 들추기도 한다. 극 중 몇몇 장면에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냐”고 답답함을 토로하는 일도 있었다.
인물들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에 함께 마음이 동했다는 그는 해피엔딩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조금씩 회복하고 성장했다는 것. 그게 보시는 분들과 배우인 저에게도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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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의도한 건 아닌데, 카메라 앞에 서면 본능적으로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아요. 내려오고 나선 점잖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왜 그랬지’ 하는 후회도 들거든요. 만약 어디선가 저의 차분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 기분이 안좋은 게 아니라 성숙함을 뽐내고 있는 거라 생각해주세요.”(웃음)
공교롭게도 ‘고무신 여주’(여주인공)만 여러 차례다. 이번 작품을 끝으로 이재욱이 입대했고, 전작인 ‘탁류’ 또한 상대역이었던 로운이 드라마 공개에 앞서 군복무에 돌입했다. 필모그래피에서 허남준과 로몬을 제외하고 ‘함께한 거의 모든 배우’가 그와의 작품을 끝으로 입대했다.
그는 이제 ‘해탈했다’는 듯한 의미심장한 미소도 지어 보였다. “진짜 신기하게도 제 촬영 현장에선 남 배우들이 어김없이 ‘이제 곧 군대 가야 한다’는 이야길 해요. 그래서 이번에 재욱 배우가 갈 때는 놀랍지도 않았죠.”(웃음)
제작발표회 당시 (이재욱) 면회에 가겠다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래도 전역 전에 한번은 가지 않을까요? 감독님과 다른 배우들이랑 함께 타진해 봐야죠.”
1997년생이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신예은은 2022년 ‘더글로리’의 연진 아역으로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짧은 분량이었음에도 상당한 임팩트로 아직까지 회자된다.
그는 이제는 연진이 캐릭터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냔 질문에 단호히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진이요? 절대 떨쳐내고 싶지 않아요. 좋은 이야기와 좋은 평가들을 오래오래 기억해주시면 감사하죠. 다음에도 또 그런 좋은 이야기를 만나고 싶어요.”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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