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아…’리브 원 데이’가 위로를 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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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아…’리브 원 데이’가 위로를 전하는 방법

TV리포트 2026-07-09 09:31:29 신고

[TV리포트=강해인 기자] 투박해서 정겹고, 그래서 더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영화가 관객과 만났다.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김풍의 요리는 꽤 자주 화제가 됐다. 기괴한 레시피와 비주얼로 출연진들을 경악하게 하지만, 의외의 맛으로 찬사를 끌어내고는 했다. 이처럼 요리의 외형이 맛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비주얼에 속아 주문했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이런 요리의 반전 속성은 영화 ‘리브 원 데이’의 주인공 셰프 세실(쥘리에트 아르마네 분)과 많이 닮았다.

세실은 겉으로 보면 많은 이가 동경하는 삶을 살고 있다. 요리 경연대회에서 1위를 하며 명성을 얻었고, 레스토랑을 개업도 앞두고 있다. 그의 곁엔 능력 있고 다정한 연인도 있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세실의 삶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면 곳곳에 있는 균열을 발견할 수 있다. 뛰어난 비주얼을 자랑하던 요리 속에 예상치 못한 재료가 있을 수 있듯 그의 삶은 의외의 레시피로 구성돼 있다.

영화의 시작부터 세실은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뇌에 빠진다. 이를 연인에게 숨기려 하고, 아이 역시 낳을 계획이 없다. 여기서 연인 사이의 갈등이 점점 커진다. 아버지와의 관계는 더 최악이다. 심장마비에도 휴게소 식당 일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아버지에게 세실은 답답함을 느낀다. 반면, 아버지는 세실이 요리 대회에서 뱉은 말에 상처를 입고 그 일로 마음을 닫은 상태다. 이런 혼란 속에 고향에서 재회한 첫사랑에게 세실이 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상황은 더 꼬여만 간다.

세실의 심리를 더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리브 원 데이’는 뮤지컬 형식을 끌어왔다. 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이면 상황을 대변하는 노래와 안무가 이어진다. 이 영화의 뮤지컬 신은 투박하게 연출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옛 추억을 돌아보는 아이스링크 신 외엔 평범한 조명과 배경 속에 노래와 안무가 전개된다. 노래 역시 잘 부른다는 느낌보다는 옆집 이웃이 곁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연출됐다. 극적인 부분이 덜해 아쉬울 수 있지만, 진짜 우리의 삶처럼 보여 정겨웠다. 더불어 뮤지컬 신의 이질감이 적어 더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고향에 돌아온 세실의 하루는 해프닝과 시트콤에서 볼법한 사고들로 가득 차 있다. 이 과정에서 세실은 속 좁은 행동으로 자신의 결점을 숨기지 못하고, 연인을 두고도 첫사랑에게 흔들리며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결점이 없을 것 같은 인물이 방어 기제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진흙탕 같은 일상을 노출하는 장면은 유쾌한 분위기 속에 웃음을 만든다. 세실이 음식을 할 때와 달리 미숙한 면을 드러낼 때면 인간으로서 동질감과 정을 느낄 수 있다.

‘리브 원 데이’는 누구에게나 말 못 할 고민 하나쯤은 있고, 완벽한 삶은 없다는 익숙한 메시지를 밝은 톤으로 전한다. 친구와 가족들이 만드는 사건과 사고는 귀엽고 발랄하게 표현됐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다양한 맛을 가진 인생이 된다고 말하며 삶을 긍정하는 영화였고,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는 말을 건네고 있는 듯해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세실이 도시로 돌아가는 순간을 목격하고 있으면, 수많은 혼란을 겪어도 결국엔 현실에 발붙이고 살아야 하는 게 인간의 숙명이라는 걸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다소 뜬금없지만, 고향에서 온갖 감정과 마주하는 세실은 영화관에서 오만가지 감상에 젖는 관객과 닮아 보였다. ‘리브 원 데이’를 두고 세실과 관객은 각자의 공간에서 무장해제 한 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음미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한, 세실이 고향에서 폭풍 같은 사건을 겪고 차분한 마음으로 도시로 돌아가는 것처럼 관객도 영화관에서 독특한 체험을 한 뒤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해야만 한다. 사람 사는 건 정말 다 비슷한 것 같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판씨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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