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단독보도 "작년에 정몽규가 축협회장으로 뽑히기 전 이런 일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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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단독보도 "작년에 정몽규가 축협회장으로 뽑히기 전 이런 일 벌어졌다"

위키트리 2026-07-09 08:4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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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지난해 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인단에 포함된 심판에게 정몽규 당시 후보 지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그 대가로 심판 승급과 경기 배정 등 편의를 약속한 정황이 드러났다. 정 후보도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7월 2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대표팀 숙소를 나서고 있다. / 뉴스1

KBS는 이런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입수해 8일 단독 공개했다. 녹취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식 선거 사무원으로 등록되지 않아 선거운동 자격이 없는 협회 관계자로 밝혀졌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의 선거인단은 모두 192명이었다. 이 가운데 한 명으로 뽑힌 협회 소속 심판 A씨는 투표를 닷새 앞둔 지난해 2월 심판평가관 B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심판평가관은 심판의 수행 능력을 평가해 승급이나 경기 배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다.

B씨는 통화에서 A씨에게 심판 승급과 경기 배정 등에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정몽규 회장을 밀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협회를 운영해야 돈이 돈다"는 취지로 지지를 당부했고, A씨의 심판 등급을 직접 거론하며 승급 시점을 언급했다. 이후에도 B씨는 여러 차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유도했다.

투표 전날 B씨는 서울의 한 카페로 A씨를 불러내 지지 요구를 반복했다. 이 자리에는 당시 협회 임원이자 현직 심판위원장인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도 동석했다. 두 사람은 A씨의 심판 승급과 경기 배정 문제를 거듭 언급했으며, 문 위원장은 전국대회 경기 일정을 예로 들며 승급에 필요한 경기 수를 채우는 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48분 동안 이어진 대화는 지지 당부와 함께 "내가 키우겠다"는 취지의 약속으로 끝났다고 KBS는 전했다.

협회 관계자들과 접촉이 있은 뒤 A씨는 정 후보로부터 직접 연락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를 앞두고 A씨에게는 "많은 성원과 지지를 부탁한다"는 정 후보의 영상이 전달됐고, B씨의 전화는 그로부터 사흘 뒤 걸려 왔다. 문 위원장을 포함한 세 사람의 만남은 여덟 차례에 걸친 일정 조율 끝에 성사됐다. 이 만남이 있은 약 3시간 뒤에는 정 후보가 직접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꼭 지지를 부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7월 2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대표팀 숙소를 나서고 있다. / 뉴스1

A씨는 KBS에 평가 권한을 가진 인물들이 일개 심판을 직접 찾아와 선거 이야기를 꺼낸 것 자체에 큰 부담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지지 요구를 "투표해 주면 잘 챙겨주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고, 이는 곧 불만을 가질 경우 챙겨주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이해될 수 있어 거절하기 어려운 압박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런 일을 겪은 뒤 심판 활동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본인과 선거 사무원 3명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또 누구든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거인에게 재산상 이익이나 공사의 직 등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선거인 명부도 선거운동과 무관한 목적으로는 열람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B씨가 공식 선거 사무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데다 승급과 경기 배정을 대가로 언급한 만큼 규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선거에서 정 후보는 85%가 넘는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 당시 협회 집행부 이사였던 문 위원장은 선거 뒤 심판위원장에 선임됐다.

녹취 속 발언에 대해 B씨는 "선거운동에 참여한 적이 없다", "선거에 관여한 적도, 관여된 사람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고 KBS는 전했다. 문 위원장은 수차례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정 회장이 이끄는 HDC 측은 "답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고, 대한축구협회는 "후보자 개인 활동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창립 이래 대의원과 임원, 심판, 지도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투표하는 이른바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해 왔다. 이 때문에 투표권을 가진 선거인단을 은밀히 접촉해 표를 움직인다는 부정선거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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