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끝'·'한 장만 더 쓰고 한잔하러 가자'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1·2 = 솔베이 발레 지음. 손화수 옮김.
"나는 날들을 세어왔다. 내가 제대로 셌다면, 오늘은 121번째 11월 18일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타라 셀테르는 시간의 틈새로 떨어져, 매일 아침 11월 18일에 눈을 뜬다. 시간의 선형을 벗어난 타라는 매번 반복되는 하루에서 무엇을 할지 선택할 수는 있지만, 11월 18일을 벗어날 수 없다.
그는 더는 11월 19일에 눈을 뜰 것이라 기대하지 않으며, 11월 17일을 어제 일로 기억하지도 않는다.
작품은 타라가 겪는 혼란과 불안, 희망 등을 간결한 어조로 전하며, 끝없이 반복되는 하루를 재구성한다.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존재하고 살아가는지를 탐구하는 시적인 사변소설이다.
덴마크 작가 솔베이 발레는 이 작품으로 2025년 국제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7부작으로 계획한 연작소설 가운데 현재까지 다섯 권이 나왔으며 첫 두 권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은행나무. 1권 244쪽·2권 284쪽.
▲ 시간의 끝 = 김성일 지음.
SF소설 '메르시아의 별'로 2026년 로커스상 번역 소설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김성일 작가의 신작.
소설은 달이 산산조각 난 세계를 배경으로 형사와 수학자, 사이비 교주의 뒤엉킨 운명을 다뤘다.
형사인 천수영은 한 사교 집단의 배후지를 급습하던 중 배우자이자 수학 교수인 이지호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지호의 작업실에는 복잡한 수학 공식이 적힌 노트가 남겨져 있고, 수학 공식의 비밀을 파헤치던 수영은 그것이 단순한 연구가 아니라 세상의 끝을 계산하는 수식임을 알게 된다.
"단순한 장르 소설을 넘어, 시간이란 무엇인가, 운명이란 정말 존재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정말 자유로운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출판사는 소개했다.
한겨레출판. 360쪽.
▲ 한 장만 더 쓰고 한잔하러 가자 = 서고운·예소연 지음.
202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문지문학상·이상문학상 등을 받은 소설가 예소연, 2022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서고운.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처음 만난 동창생에서 한국 문단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한 두 작가가 함께 쓴 첫 산문집이다.
현실이 미처 꿈을 따라가지 못하는 불안한 20대. 두 사람이 서울 한복판 언덕집에서 함께 의지하고 살며 통과한 '청춘의 기록'이 유쾌하고 따스한 필치로 담겼다.
안온북스. 276쪽.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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