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골드만삭스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이어졌던 미국 기업들의 ‘실적 잔치’가 2분기(4∼6월)부터는 한풀 꺾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으로 집중된 레버리지 포지션이 과도한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되돌림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빅테크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가 주도하는 AI 구조적 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골드만삭스 포트폴리오 전략·자산배분 리서치 총괄은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AI발 대규모 실적 서프라이즈는 이제 막바지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즌에도 기업들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만, 눈높이 자체가 이미 매우 높아진 상태”라며 “이번 랠리를 다시 촉발하기에는 실적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S&P500 편입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이익 증가율 컨센서스를 22%로 제시했다. 표면상으로는 높은 성장률이지만, 이미 시장이 AI 관련 기업들의 폭발적인 이익 개선을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한 만큼, 추가적인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뮐러-글리스만 총괄이 ‘과열’을 경고한 배경에는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자리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의 대표 종목인 마이크론 주가는 2025년에만 239% 급등한 데 이어 올해도 229% 치솟으며 2년 연속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가파른 상승세가 꺾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AI 랠리의 상징격인 엔비디아도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5월 14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이후 16%가량 밀리며, 향후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인 18배까지 내려왔다. 이는 실적 전망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됐음을 시사한다.
그는 “반도체 쪽으로 쏠렸던 레버리지 포지셔닝이 다소 과도한 수준까지 갔었고, 이제 그 흐름이 반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빅테크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이미 AI 인프라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여전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AI 생태계의 중심축은 여전히 대형 기술주에 있다고 평가했다.
AI 투자에 대한 대형 기술 기업들의 공격적인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데이터센터와 전용 AI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등에 최대 7천250억달러(약 940조원)를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 서비스 확산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경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뮐러-글리스만 총괄은 “AI를 둘러싼 전반적인 구조적 추세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중심의 과열된 레버리지 포지션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관련 설비 투자와 생산성 향상이 기업 이익과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시작될 2분기 실적 시즌에서는 ‘실적 그 자체’보다 기업들의 향후 전망과 경영진의 발언이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높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만큼, 투자자들은 실제 숫자보다도 AI 투자 계획, 수익화 전략, 비용 관리 방안 등 미래 청사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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