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김진욱(24)은 롯데 자이언츠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그는 강릉고 2학년이었던 2019년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할 만큼 특급 유망주였고,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프로 입성 첫 3년(2021~2023) 연속 6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대체 요원으로 중반부터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한 2024년 일시적으로 반짝였지만, 이듬해 다시 부진했다.
2026년 김진욱은 비로소 잠재력을 드러냈다. 비활동기간 사비를 털어 일본 야구 아카데미를 찾아 하체의 중심 이동을 통한 투구를 익혔고, 스프링캠프 기간 코치들과 호흡하며 이를 체화했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위가 한층 향상됐다. 2024년부터 연마한 체인지업도 정교해졌다.
김진욱은 지난주까지 등판한 15경기에서 5승(3패)을 거두며 이미 다승 커리어 하이를 해냈다. 평균자책점(2.84) 5위, 피안타율(0.235) 3위를 지키는 등 리그 정상급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롯데는 지난 10년 국내 좌완 선발 투수 기근에 시달렸다. 풀타임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선수가 한 명도 없을 정도였다. 김유영(현 LG 트윈스) 심재민(현 울산 웨일즈) 기대주들도 결국 팀을 떠났다.
롯데는 2014년 10승을 거둔 장원준(은퇴) 이후 두 자릿수 선발승을 채운 국내 좌완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김진욱이 장원준 이후 12년 만에 10승 달성에 도전한다. 그는 오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전에서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 나설 예정이다.
김진욱은 전반기 좋은 성적에 대해 "솔직히 평균자책점을 2점 대로 낮춘 건 기분이 좋다. 이렇게 (잘) 던져본 적은 처음이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동안 롯에서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한 선배 박세웅·나균안 가장 강조한 기록인 '이닝'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다.
김진욱은 전반기 이닝 소화 능력도 뛰어났다. 올 시즌 총 8번 6이닝 이상 소화했다. 팀 내 평균 이닝(5와 3분의 2)도 1위다. 올 시즌 총 8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그는 지난주까지 15번 이하 등판한 리그 투수 중에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4월 8일 부산 KT 위즈전에서는 2011년 6월 16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 장원준 이후 약 15년 만에 롯데 소속 국내 좌완 투수로 한 경기에 8이닝을 채운 투수가 되기도 했다.김진욱이 14년(1994~2007) 동안 롯데에서만 뛴 주형광, 그의 후계자 장원준에 이어 자이언츠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을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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