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ESG공시] ESG 공시의무화 '속도전'…2030년 3490개사 대상 전격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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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ESG공시] ESG 공시의무화 '속도전'…2030년 3490개사 대상 전격 시행

아주경제 2026-07-08 18:21:45 신고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금융위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금융위]


정부가 5년 넘게 논의를 이어온 지속가능성(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을 확정했다. 당초보다 적용 대상을 대폭 넓히고 시행 방식도 거래소 공시를 거치지 않는 사업보고서 법정공시로 전환하면서 제도 도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대신 '초기 3년 면책' '스코프3 공시 유예' 등 기업 부담을 줄이는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그럼에도 의무적으로 공시를 내야 하는 대기업들은 부담이 만만찮을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8일 당정협의를 거쳐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 최종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방안의 방향을 기존 '공시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에서 '공시를 제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적기에 제공하고, 기후·에너지 리스크에 대한 기업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가장 큰 변화는 공시 대상 확대다. ESG 공시는 2028년(2027사업연도)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시작으로 2029년에는 5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된다. 이후 2028~2029년 운영 성과를 평가해 2030년에는 연결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까지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 2월 의견수렴안보다 적용 범위가 대폭 넓어졌다. 기존에는 2028년 연결자산 30조원 이상인 기업부터 시작해 이후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첫 적용 대상을 10조원으로 낮췄다. 금융위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코스피200 기업 상당수가 공시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자료=금융위]
[자료=금융위]

이에 따라 공시 대상 기업은 2028년 107개, 2029년 157개, 2030년 259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며 공시 범위에 포함되는 주요 종속회사도 같은 기간 184개에서 3014개, 3490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공시 방식도 달라졌다. 초안에서는 거래소 의무공시를 먼저 시행한 뒤 일정 기간 이후 사업보고서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최종안에서는 2028년부터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공시를 즉시 적용하기로 했다. 재무제표와 동일한 채널과 시점에 공시하도록 해 정보의 적시성과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공시 방식이 법정공시로 바뀌면서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면책제도도 함께 도입된다. 시행 초기 3년 동안은 공시정보 전반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과 행정제재, 형사책임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다만 고의적인 그린워싱은 면책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래예측정보와 추정정보, 협력사 등 통제할 수 없는 제3자 정보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와 가정에 따라 성실하게 공시하면 손해배상과 행정책임을 면제하는 세이프하버 제도가 적용된다.

기업 부담이 큰 공급망 배출량인 스코프3 공시는 기존안대로 공시 대상별로 3년 유예한다. 이에 따라 연결자산 10조원 이상인 기업은 2031년부터, 5조원 이상은 2032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받는다. 정부는 제조업 중심인 국내 산업 구조상 협력사 데이터를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도 시행에 앞서 관계 부처 공동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회계기준원과 주요 업종 대표기업이 참여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해 공시 사례를 축적하고, 2028년에는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주요 수출 15개 업종의 스코프3 배출량 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산업부는 협력사가 한번 입력한 ESG 정보를 여러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산업공급망 ESG 플랫폼을 구축한다.

향후 절차도 남아 있다. 금융위는 이달 중 공시 의무화와 제3자 인증 도입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시정보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제3자 인증은 2030년부터 의무화할 예정이다. 사업보고서 내 공시 서식과 본문 기재 방식, 인증기관 자격 요건, 인증 범위와 수준 등은 법 개정과 금융감독원 협의, 관계 부처·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무 워킹그룹 논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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