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스닥 하락. AI 생성 이미지
코스닥이 10개월 만에 800선 아래로 무너지면서 충청권 상장사들이 시험대에 놓였다. 미국 기준금리 불확실성과 외국인 매도세, 성장주 차익실현이 한꺼번에 겹치며 충청권 증시도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이날 오전 11시경 전 거래일보다 3% 넘게 급락하며 790선 후반까지 밀렸다. 코스닥이 장중 800선을 내준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도 7400선 안팎에서 약세를 보였지만 시장의 무게중심은 오히려 코스피로 더 쏠렸다. 전체 증시 시가총액에서 코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코스닥 전고점인 4월 27일 88.8%(5422조 원)에서 8일 오후 1시 기준 93.1%(6168조 원)로 4.3%p 확대됐다. 반면 코스닥 비중은 11.1%(680조 원)에서 6.8%(451조 원)로 4.3%p 줄어들었다.
충청권 상장사 시가총액도 빠르게 감소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시가총액은 대전(64개사) 63조 9199억 원, 세종(15개사) 21조 8266억 원, 충남(110개사) 27조 734억 원, 충북(100개사) 49조 3143억 원 등 총 162조 1342억 원으로, 지난달 11일 정점 220조 원 대비 57조 9000억 원(26.3%)이 빠졌다. 한 달도 채 안 돼 160조 원 초반까지 밀려난 셈이다. 대전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정은 충청권 산업 구조와도 맞물린다. 대전은 AI와 바이오, 충남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충북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첨단산업 비중이 높아 코스닥 상승세와 함께 성장했다”며 “하지만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져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던 첨단산업주부터 차익실현 압력을 받았다. 또 원화 약세(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자금의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증권업계는 미국 금리 기조가 확인되기 전까지 코스닥의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기업 실적과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하방을 받칠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현재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10월 코스닥에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으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10월)과 이달부턴 1000원 미만 동전주 등 부실기업 퇴출 강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자금이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로봇·AI 등 첨단전략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은 충청권 상장사에 긍정적이다. 대전의 한 경제학 교수는 “당분간은 미국 통화정책과 외국인 수급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이번 조정은 실적이 부족한 기업과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가려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술력과 실적을 갖춘 충청권 AI·반도체·바이오 기업은 조정 이후 오히려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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