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읽는 '구술'과 '문자' 문화…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영감'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AI 시대에 읽는 '구술'과 '문자' 문화…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영감'

프레시안 2026-07-08 15:17:44 신고

구술성인가 문자성인가. 시대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문화는 구술문화인가 문자문화인가.

월터 J.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고전임을 알았던 것은 한참 전, 책을 사놓은 지도 5년은 넘은 것 같다. 정독을 해야만 하는 책이라 두어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실패할 때마다 1페이지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이번 6월에야 비로소 끝냈다.

결코 평할 수 없는 책이지만 책이 던져준 영감은 지극한 떨림이다. 가슴을 떨리게 했던 몇몇 문장을 나열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가공하고 연결하고 평석할만한 책이 아니다. 존경만으로도 부족하다.

"기독교 성서는 예배에서 소리 높여 읽힌다. 신은 인간에게 '말을 거는' 존재로 여겨지지 결코 인간에게 뭔가를 써 보내는 존재로 여겨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말은 활동적인 인간 사이의 교제에서 처음 생겨났지만, 인쇄는 음성의 세계로부터 말을 떼어내 시각적인 평면에 결정적으로 귀속시켰고 지식의 관리를 위해 시각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목소리'는 기원전 2천 년부터 천 년 사이에 유효성을 잃기 시작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기원전 1500년 무렵 알파벳의 발명이 이 시기를 분명하게 양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 정신에 처음부터 문자를 술술 써 내려가는 재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차적으로 목소리는 말하는 실제 장면을 떠올리고, 자신이 낭랑하게 발음한 말을 어떤 표현에 아로새긴다. 쓰기(writing)가 쓰기를 통한 글짓기(composition in writing)가 되는 일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플라톤은, 쓰기가 지식을 처리하는 수단으로서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이며 질문에 무책임하고 기억력을 손상시킨다며 쓰기를 유보하자는 의견을 심각하게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그리스 문명의 중요성이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즉 인류사에 있어서 알파벳을 읽고 쓰는 문자성(literacy)이 깊이 내면화되어 구술성(orality)과 처음 정면으로 부딪쳤던 시기다."

"요컨대 철학이란 자신의 본성에 관해 반성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아마추어적인 인간 정신이 아니라 쓰기의 기술에 익숙하고 그 기술을 깊이 내면화한 인간 정신만이 비로소 철학적 사고를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철학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떻게든 이 책이 널리 널리 읽혀지기를 소원한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월터 J. 옹 글, 임명진 번역 ⓒ문예출판사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