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황정민, 역시는 역시다 [무비로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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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황정민, 역시는 역시다 [무비로그②]

일간스포츠 2026-07-08 06:00: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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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이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7.6 / 사진=연합뉴스 제공

배우 황정민이 영화 ‘호프’를 통해 대체 불가한 연기력을 재증명한다. 이야기를 힘차게 이끄는 그의 압도적인 열연은 나홍진 감독이 구축한 독창적인 세계관 속에서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호프’는 황정민과 나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비무장지대 인근 마을에 출현한 괴생명체와 그에 맞서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SF 크리처물이다. 이야기는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에 걸리면서 시작된다.

극중 황정민은 범석을 연기했다. 지원 인력도, 통신 수단도 끊긴 오지 마을의 출장소장으로,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권위적이지만, 누구보다 마을을 지키는 데 진심인 인물이다. 다만 영웅적인 인물이라기보다 평범한 인간에 가깝다. 야심 차게 총을 들고 나서지만 막상 폐허 앞에 서면 쭈뼛거리기 일쑤고, 자신보다 유약한 동네 어르신께 도움을 청할 만큼 겁도 많다.

황정민은 극한의 상황 속, 인간의 도리와 생존 본능 사이에서 흔들리는 범석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영화 초반 약 1시간 동안 이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시퀀스는 오롯이 황정민의 연기 리듬 위에서 유지된다. 황정민은 괴생명체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 전, 폐허가 된 마을을 누비는 범석의 표정과 몸짓만으로 관객의 공포와 압박감을 극대화한다. 

영화 ‘호프’ 스틸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작품은 황정민의 첫 SF물로, 실체 없는 생명체와 호흡을 맞추는 연기는 그에게도 도전의 영역이었다. 황정민은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었다. 상대의 눈을 보고 그 감정의 동요를 받아 쌓아가는 게 내 연기 루틴이다. 근데 이번에는 시선만 잡고 연기해야 해서 굉장히 디테일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실제 황정민은 치밀하게 계산한 시선 처리와 미세한 표정 변화를 통해 외계 생명체와의 교감을 구축해 나간다.

대사 처리 또한 황정민의 고민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범석은 분량 대비 대사가 많지 않은 인물로, 황정민은 짧은 대사, 그조차도 욕설, 탄식으로 갈음되는 말들에 다양한 감정을 녹여낸다. 더욱이 범석은 상황에 따라 공포와 책임감, 당혹감과 분노 등 전혀 다른 감정의 층위를 만들어내는데, 황정민은 오랜 연기 내공으로 이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인물의 심리를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해외 매체들 역시 황정민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디스커싱 필름은 “황정민은 탁월한 주연 연기를 펼친다. 영화 시작 후 약 1시간에 걸친 시퀀스에서 그의 얼굴에 서린 공포가 극의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구축한다”고 평했다. 하버드 크림슨은  “황정민은 범석 역을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소화한다. 그는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구현한다”며 “영화 내내 보여주는 몸짓과 대사 전달은 매우 인상적이며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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