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암각화 1년] ③ 교통 연계·인프라 미흡 극복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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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암각화 1년] ③ 교통 연계·인프라 미흡 극복은 과제

연합뉴스 2026-07-08 06:00: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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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 주차장 텅 비고 박물관 앞 불법주차 극성…뚜벅이족은 '택시 필수'

전망대엔 화장실 없어 관람객 불편, 포토존 등 콘텐츠 확충 제언도

울산시, 세계암각화센터 건립·XR 망원경 설치 등 장·단기 사업 추진

불법주차에 어렵사리 교행하는 양방향 통행 차량 불법주차에 어렵사리 교행하는 양방향 통행 차량

[촬영 장지현]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뚜벅이 관광객들이 여기까지 오기에는 아무래도 좀 막막하죠."

지난 4일 오후 찾은 울산 울주군 언양읍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일대 왕복 2차로 진입 도로.

진입로 초입에 조성된 외곽 공영주차장은 텅 비어있는 반면, 주차장에서 약 1.3km 안쪽에 위치한 울산암각화박물관은 방문객 차량으로 만차를 이뤘다.

암각화박물관 앞 차도에는 불법 주차한 차들이 길게 늘어서 차량 교행을 어렵게 했다.

암각화 진입로를 향해 길을 나선 방문객들은 차도 가장자리를 아슬아슬하게 걷다가, 차가 지나갈 때마다 걸음을 멈추고 벽에 바짝 붙어 섰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년을 맞은 울주 반구대 암각화가 지속 가능한 관광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교통·편의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외지 관광객을 고려하지 못한 대중교통 연계 시스템이다.

울산시는 세계유산 등재 이후 대규모 인파를 수용하기 위해 외곽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고, 세계유산 일대를 도는 순환버스를 도입해 운행 중이다.

자차를 이용하는 방문객은 외곽 주차장에 차를 대고, 순환버스로 반구천 일대를 편하게 돌아보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순환버스 오르는 반구천의 암각화 방문객들 순환버스 오르는 반구천의 암각화 방문객들

[촬영 장지현]

그러나 정작 주차장에서 순환버스를 타는 관광객은 일부 단체관광객 외에는 드문 실정이다.

자차 방문객들은 외곽 주차장에 차를 대는 대신, 좁은 진입로를 지나 암각화박물관 앞까지 차를 몰고 진입하기가 일쑤다.

외곽 공영주차장에서 1.3km를 들어가야 암각화박물관이 나오고, 박물관에서 다시 700여m를 더 이동해야 반구대 암각화 진입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입로 입구에서 암각화를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는 도보로 15분을 더 걸어야 한다.

이동 거리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방문객들이 걷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불법 주차를 감행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순환버스 기사는 "주차장이 관광 지점과 떨어져 있다 보니, 정작 순환버스는 바깥 주차장에서 빈 차로 출발해 박물관 앞에 이르러서야 좁은 틈바구니에서 승객들을 태우는 기형적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는 '뚜벅이 여행객' 사정은 더 열악하다.

순환버스 정거장 8곳 중 시내버스가 서는 3곳이 포함돼 있지만,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순환버스로 갈아타는 승객은 하루 한두 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을 지나는 시내버스 노선이 단 2개뿐인 데다, 순환버스와의 배차 시간이 연계되지 않는 탓이다.

이날 대구에서 열차를 타고 암각화를 보기 위해 방문한 대학생 이모(23)씨는 "울산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기가 번거롭고 배차시간도 맞지 않아 결국 택시를 타고 왔다"며 "반구천 일대를 도는 내부 순환버스 외에 울산역과 이곳 주차장을 직접 연결해주는 전용 노선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반구대 암각화 진입로 입구에 게시된 안내문 반구대 암각화 진입로 입구에 게시된 안내문

[촬영 장지현]

설상가상으로 반구대 암각화 진입로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15분 이상 걸어들어온 관람객들이 마주하는 것은 화장실 하나 없는 열악한 편의시설 인프라다.

세계유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정작 핵심 관람 포인트인 전망대 주변에는 화장실 같은 기본 시설이 부재했다.

급한 용무가 생기면 다시 15분 이상을 걸어 나가 진입로 입구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형편이다.

문화관광해설사 B씨는 "작년 등재 직후에는 관람객이 평소보다 3배까지 폭증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기본적 편의시설과 교통이 받쳐주지 못하다 보니 1년이 지난 지금은 방문 열기가 정체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유산 명성에 비해 관람 형태가 다소 단조롭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현장을 찾은 김범준(10) 학생 가족은 "산책로는 좋은데 막상 핵심인 암각화는 맨눈으로 뚜렷하게 식별하기가 어렵다"며 "현장에서 이를 생생하게 보여줄 증강현실 가이드 프로그램이나 젊은 관람객들이 즐길 만한 포토존이 전혀 없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관람하는 방문객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관람하는 방문객들

[촬영 장지현]

울산시는 이런 지적을 수렴해 일대 관광 활성화와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장·단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중장기 핵심 사업으로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연면적 5천521㎡ 규모 '반구천 세계암각화센터'를 건립한다.

세계암각화센터 건립은 올해 3월 국가유산청 적정성 검토를 마치고 내년 1월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간다.

현장 관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단기 사업도 추진된다.

먼저 15.6인치 터치 LCD 화면과 다국어 지원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AI) 기반 'XR 망원경' 4대를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에 신규 설치한다.

이달부터는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정밀사진 및 초분광 데이터 구축 용역에 착수해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반구천의 암각화 일원 통합 브랜드 디자인 개발, 세계유산 표지석 제막, 암각화 기념주화 및 우표 발행 등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나선다.

최근엔 반구천의 암각화 일원 정보무늬(QR) 해설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반구천 일원 역사문화탐방로 조성(1단계)과 대곡마을 진입로 정비 사업도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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