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가 7일(현지시간) 대체로 하락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강세로 상승 마감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특히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락의 영향으로 아시아 시장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8% 하락한 6만8078.92로 마감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은 4.05%, 메모리 업체 키옥시아홀딩스는 12.16% 급락하며 반도체 업종이 약세를 주도했다.
중화권 증시도 부진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0.6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5% 각각 하락했고, 대만 가권지수도 2.14% 내렸다. 반면 인도 센섹스지수는 0.25%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며 올해 들어 여섯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대와 9%대 하락하며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점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배 증가했고 매출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는 "AI 투자에 대한 진정한 시험은 수요 둔화나 설비투자 감소가 아니라, 뛰어난 실적에도 시장이 더 이상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다"며 삼성전자 사례를 AI 투자심리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했다.
최근 AI 관련 종목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막대한 투자금이 실제 기업 실적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검증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이번 주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약 28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이 AI 투자 열기를 다시 한번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날 뉴욕증시는 AI 대형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7% 오른 7537.5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나스닥지수는 1.1%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0.3%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이날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 선물은 보합권에서 움직인 반면 나스닥 선물과 S&P500 선물은 각각 1.12%, 0.34%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주 약세를 시장의 순환매 신호로 해석하며, 투자자금이 AI 하이퍼스케일러를 비롯해 경기소비재, 운송, 바이오테크 등 다른 업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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