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세입자가 두고 간 에어컨의 철거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 이를 새 입주자가 임의 철거하면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새 집으로 이사를 앞둔 A씨. 입주할 생각에 들떠 있었지만, 집주인의 황당한 요구에 골치가 아프다. 전 세입자가 두고 간 에어컨을 A씨더러 직접 철거하라는 것.
이삿날까지 에어컨이 그대로 있으면 이사에 차질이 생길 게 뻔한데, 마음대로 치웠다가 문제라도 생기는 건 아닐까?
이삿짐 못 풀면 '임대인 책임'…손해배상 청구 가능
새 임차인 A씨는 입주일은 다가오는데, 전 세입자가 두고 간 에어컨 문제로 집주인과 갈등이 생겼다. A씨는 기존 에어컨을 인수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집주인과 부동산은 오히려 A씨에게 철거를 강요하는 상황이다.
변호사들은 이런 경우 임대인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적으로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 목적에 맞게 부동산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인도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민법 제623조).
디센트 법률사무소 홍푸른 변호사는 "전 임차인의 에어컨 등 짐이 남아 있어 새 에어컨 설치나 정상적인 입주가 지연된다면, 이는 임대인의 인도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어컨 재보관·재설치 비용, 이사 지연에 따른 비용 등)를 임대인에게 배상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입주 지연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관련 영수증이나 견적서 등 증빙 자료를 잘 챙겨두어야 한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손해배상은 실제 손해와 인과관계 입증이 중요하므로, 이삿짐 추가보관료, 설치 지연비 등은 영수증과 대화내역으로 남겨두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음대로 치우면 큰일"…변호사들이 절대 말리는 이유
답답한 마음에 A씨가 직접 철거업체를 불러 에어컨을 치워버리면 어떻게 될까? 변호사들은 절대 안 된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는 "임의로 에어컨을 철거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며 "실무상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수가 중개사의 요구만 믿고 임차인이 직접 철거를 진행하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에어컨은 전 임차인 또는 임대인의 소유물이지 A씨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호사 홍현필 법률사무소의 홍현필 변호사는 "임차인이 임의로 기존 에어컨을 철거하는 행위는 재물손괴나 소유권 침해 등 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전 대응은? '증거 확보'와 '통보'가 먼저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임의 철거' 대신 법적 절차에 따른 대응을 주문했다.
우선 임대인에게 책임을 명확히 통보해야 한다. 홍푸른 변호사는 "임대인에게 '약정한 인도일까지 전 임차인의 물건을 모두 치워 온전한 상태로 인도할 것'을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명확히 요구해 두라"고 조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 역시 "지연 시 발생할 수 있는 보관비, 재설치비 등을 구체적으로 통지하는 것이 좋다"며 "현장 사진과 통화 녹취, 중개사와의 대화 내용을 남겨 두어야 손해와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만약 입주 당일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홍푸른 변호사는 "온전히 인도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잔금 지급을 거절·보류하는 항변을 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홍현필 변호사는 "입주는 진행하되 에어컨 미철거 상태를 명확히 기록으로 남겨두고 이에 따른 손해금액을 추후 월세에서 공제하거나 별도의 손해배상 채권으로 청구하는 방법이 실무적으로 안전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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