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128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도망, 탈주, 탈출. 가족들을 만나러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사정이 있다고 해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두 번의 월드컵을 엉망으로 만든 중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이렇게 바로 출국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홍명보 전 감독이 머무르고 있는 미국 LA 현지 한인 식당들에는 한국 본토 못지 않게 ‘홍명보 출입금지’ 안내문이 곳곳에 부착돼 있다고 한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아래와 같이 지적했다.
가족들에게 가는 것까지 야박하게 뭐라고 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생각한다. 근데 좀 아쉽거나 혹은 축구협회를 되게 욕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홍명보 감독이 들어온지 이틀만에 떠났다. 우리 월드컵을 하나도 정리 안 하고 그냥 끝나버렸다. 탈락이 확정된 이후에는 어떠한 월드컵에 대한 코멘트를 들은 게 없다.
현재 미국 LA 현지에 있는 한인들의 식당에 '홍명보 출입금지'가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SNS 캡처>
관련해서 국회 문체위(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조만간 청문회를 열고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 전 감독을 증인으로 불러 감독 선임 과정 당시 논란, 부실한 협회 행정 운영, 처참한 경기력, 손흥민 기용 등에 대해 따져물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홍 전 감독과 더불어 이임생 전 축협 총괄기술이사마저 해외로 떠난 상태다. 이 전 이사는 최근 캄보디아 프로축구팀에 스카웃되어 급히 출국했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지금 홍명보 전 감독이 가장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식이 이런 것”이라며 “해외를 돌면서 해외 어느 팀에 코치든 감독이든 맡아서 자기 커리어를 밖에서 만들어 가지고 한국에 와서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플랜대로 움직이는 거다. 2024년 7월 홍 전 감독이 선임됐던 때 내가 평범한미디어 크루로 정식 합류하기 직전이었는데 그때부터 홍명보를 까기 시작을 했는데 결국 2년이 지나고 또 다시 월드컵을 망치고 이런 얘기를 해야 된다는 게 짜증이 난다.
이번 오목렌즈 대담(3일 10시반)에서는 홍 전 감독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눠봤다.
박 센터장은 “체코전에 이기고 분위기가 좋았는데 나는 회의적인 멘트를 했다”며 “나는 2년 전부터 일관되게 홍명보는 아니라고 얘기를 했다”며 “왜 그렇게 말씀을 드리냐면 1등부터 4등까지의 가능성이 다 열려 있는 A조라고 봤고 꿀조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었고 홍명보식 단일 전술만 고집하는 한국팀으로선 월드컵에서 간파당하면 끝이다. 그걸 우리가 경험한 거다. 우리 A조에서 멕시코가 3승으로 전승을 거둬서 압도적 1위였는데 근데 경기 내용을 봤을 때 과연 압도적 1위로 보이는가? 체코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축구를 정말 엉망으로 했다는 말이다. 결론은 감독의 전술 무능에 있다.
그래서 다음 감독은 누가 되고 다음 협회장은 누가 되는 걸까? 박 센터장은 “사실은 홍명보 사퇴 이후가 지금 대담의 주제인데 홍명보가 사퇴를 하고 미국을 갔는데 이 위기의 한국호를 누가 맡아줄 것이냐”라며 “지금 당장 외국인 감독을 모셔올 힘도 없고 누가 줄서서 대기하는 것도 아닌 것 같으니 당분간 적어도 아시안컵은 임시 국내 감독으로 가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왜냐하면 사실은 중간에 어떤 이벤트가 없이 쭉 가면 어떻게든 감독 없이 대행체제로 좀 가더라도 제대로 된 정식 감독을 선임할 때까지 할 수 있다. 그런데 9월 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있고, 내년 1월에는 사우디에서 아시안컵이 있다. 당장 두달 뒤에 열릴 아시안게임에 나갈 (23세 이하 대표팀 전력도) 많이 안 좋따. 정말 많이 안 좋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뭐 국대 감독을 우리가 얼마전에 그랬던 것처럼 23세 대표팀 감독이 임시로 맡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선홍 감독이 그랬던 것과 달리 이민성은 아니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총체적 난국이다 보니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될지 모르는 것 같다.
결국 정몽규 전 회장을 둘러싸고 있는 소수의 엘리트 축구인 카르텔이 축협을 좌지우지하며 한국 축구를 망쳐놨다.
| 박효영 기자: 많은 분들이 지금 우리나라 월드컵이 조기에 마감돼 가지고 많은 얘기를 하는데. 협회에서 뭐랄까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축구선수들의 전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는 능력 있는 감독을 선임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점찍어놓고 또는 외국인 감독을 배척한다든지 또는 이런 식으로 편견과 자기들끼리 해먹으려고 하는 그런 불공정한 처사 때문에 이상한 감독을 선임하고 그 이상한 감독이 결과도 별로 못 내고. 그게 클린스만과 홍명보다. 그런 부분들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우리나라 축구는 미래가 없다. |
| 박성준 센터장: 사실은 홍명보 감독이 지금 미국으로 나가는 걸 협회가 막았어야 했다. 왜 막았어야 되냐면 우리 일단 점검은 해봐야 되지 않냐 실패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은 해봐야 되지 않니? 분석하는 데 있어서 감독이 없으면 어떡하나? 지금 회장도 없다. 감독도 없다. 누가 나서서 이거를 수습할 건가? 박지성 위원장을 필두로 혁신위원회가 구성됐는데 일단 기존의 정몽규 체제에서 온갖 이상한 일들을 벌였던 요직 인사들을 그냥 전부 쫓아내야 한다. 다시 협회를 바로 세워야 된다라는 이유로 하던 사람들이 또 이름만 바꿔서 나오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는데 절대 그러면 안 된다. 정몽규 라인들이 우리가 바꿔보겠습니다라고 또 나와도 막을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긴 있다. 지금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일부 팬들은 아시안컵 포기하고 협회부터 세우자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유독 커리어 황혼기를 지나고 있는 슈퍼스타들이 많았다. 호날두, 메시, 모드리치, 케인, 데브라이너, 살라 등등. 대한민국에도 손흥민이 있다.
| 박효영 기자: 손흥민을 위해서라도 축협이 정상화되고 좋은 감독이 왔으면 좋겠다. 이번 아시안컵 아니면 명예로운 국대 커리어로 마무리를 할 기회가 더 이상 없다. 손흥민은 지금 92년생이라서 현재 월드컵에서 라스트댄스를 이어가고 있는 80년대 중후반 레전드들과 5살 정도 차이가 나는데 4년 후면 그 나이대가 된다. 아무리 본인이 의지를 드러내도 폼 저하가 올 수밖에 없다. |
| 박성준 센터장: 그러면 지금 당장 모셔올 수 있는 해외 명장을 찾아야 된다. 근데 문제는 그 역할을 해줄 만한 협회가 무너져 있다. 그러니까 지금 이거를 강력하게 해줄 수 있는 해외 인맥을 가지고 있는 축구인들. 차범근, 박주호, 박지성 등의 인맥을 통해서라도 접촉을 해봐야 한다. |
돌이켜보면 4년 전의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것 같다. 그 당시 2022년 11월 카타르 월드컵과 2023년 3월 WBC가 맞물렸다. 그래서 야구 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의 ‘중꺾마’ 감동 스토리를 보고 많은 동기부여를 얻고 WBC에 나섰으나 ‘참사’를 겪으며 1라운드 탈락을 했다.
| 박효영 기자: 재밌는 게 뭔지 아는가? 2022년이 그러니까 정반대의 오버랩이 된다. 무슨 말이냐면 코로나 때문에 월드컵이랑 WBC가 그때 처음으로 좀 비슷한 시기에 열렸다. 근데 올해는 또 같은 해에 했다. 처음이다. 근데 2022년에는 벤투호의 감동이 있었다. 월드컵 무대에서 우리가 주도하는 빌드업 축구를 보여줬고 결과도 냈다. 근데 그 직후에 치러진 WBC에서 폭망을 했다. 근데 올해는 반대로 됐다. 2026년 3월에 있었던 WBC에서 난해한 경우의 수를 뚫고 2라운드에 진출하고, 북중미 월드컵이 폭망을 했다. 사실 WBC도 경기력이 훌륭한 건 아니었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능력치에서는 최선의 결과를 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스포츠 야구와 축구가 다 힘들다. 세계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뒤처져 있다. 추억을 더듬어보면 2000년대 후반과 2010년 초반에는 참 좋았다. 야구는 2006년과 2009년 WBC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신화가 있고. 축구도 그때 허정무호가 ‘양박쌍용’의 기세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
| 박성준 센터장: 축구도 사실 2006년 아드보카트 감독으로 독일 월드컵에 가서 잘했다. 근데 그때나 지금이나 지도자층을 보자. 달라진 게 있나? 2002년의 영광을 갖고 그 2002년 멤버들이 한국 축구계의 중심으로 가서 안 좋은 행보를 보여준 것들도 꽤 있다. 그나마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건 힘들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안정환의 행보가 돋보인다. P급 자격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 10년 가까이 축구 예능 말고는 축구계의 일을 안 하고 있다. 물론 한국대학축구연맹 총괄 디렉터를 하고 있지만 축구계 코어에서 일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니다. |
| 박효영 기자: 그러니까 안정환은 자기가 자신이 없고 안 맞는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안정환 정도 네임밸류가 있으면 충분히 좋은 팀의 감독을 할만도 한데 안 하는 거다. 지금 황선홍이나 홍명보, 최용수, 김남일, 이을용, 최태욱 등을 제외하면 다들 축구 지도자로 나서지 않고 있다. |
| 박성준 센터장: 그러니까 한국에서 욕 먹으면서 감독할 이유가 없는 거다. 뭐 저희가 계속 스포츠를 가지고 좀 재미를 보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재미를 보고 싶지는 않은데 (기쁜 소식이 아닌) 특정 인물을 비난하는 형식처럼 돼가지고 좀 씁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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