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쓰오 전 부재무관 "엔화 20% 저평가 상태"
달러당 170엔 비관론 '솔솔'…日당국 "금리결정, 중앙은행 몫" 진화
(서울·도쿄=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조성미 특파원 = 헤지펀드들의 엔화 약세 베팅 규모가 '엔캐리 트레이드' 정점이었던 2007년 이후 최대치로 불어났다. 엔화가 이미 4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나온 결과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옵션·선물 시장에서 레버리지 트레이더들의 엔화 추가 하락 베팅 규모는 지난달 30일 기준 약 13만8천계약으로 늘었다.
이런 약세 베팅 급증은 엔화가 달러당 162엔선을 뚫고 1986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여부와 시점에 대한 투기적 관측을 불러온 가운데 나왔다.
엔화는 7일 오후 1시 기준 도쿄 외환시장에서 161.88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화는 올해 주요 통화 중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인 통화 중 하나로 남아있으며, 미국 등과의 큰 금리 격차가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 6월 예상됐던 금리 인상을 단행해 엔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으나, 오히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물가안정 회복을 다짐한 직후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엔화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규모 지출 계획과 통화완화 선호 기조로도 압박받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주 언제든 환율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일본 당국은 지난 4월 28일부터 한 달간 엔화 방어에 사상 최대인 11조7천300억엔(약 727억달러)을 투입한 바 있다.
다만 일본 외환정책을 지휘했던 야마사키 다쓰오 전 재무성 국제담당 부재무관은 이런 약세론을 반박하며 "엔화가 현재보다 최대 20% 강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130엔 안팎이 적정 수준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반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50%에 그쳐 미일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게 근거다.
그는 200엔대 이상까지 갈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본 내 시장 전문가들은 엔화가 현재 시세인 달러당 160엔대를 넘어 170엔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다카이치 내각의 확장 재정 정책의 재원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 달러당 170엔대로 엔화 약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시장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 소속 시장 분석 전문가는 이 신문에 "향후 일본 정부 예산 규모가 더 부풀게 되면 엔 매도의 재료가 될 것"이라며 엔화 시세를 달러당 165엔 전후로 예상했다.
후쿠오카 파이낸셜그룹 소속 전문가는 일본 당국의 환율 개입 시도가 거의 의미가 없다며 "개입한다 해도 170엔대까지 내려가는 것을 1∼2개월 늦출 뿐"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한편, 기우치 미노루 일본 경제재정담당상은 일본 정부가 저금리를 유도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금융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일본은행에 맡겨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