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폭언·폭행에 시달리는 고3 학생은 법적 관계 단절을 원하지만, 현행법상 친자 관계를 끊는 제도는 없다. / AI 생성 이미지
고등학교 3학년 A씨는 수년간 어머니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 왔다. 어머니는 A씨에게 물건을 던지며 "너 때문에 정신병에 걸릴 것 같다"고 비난했고, 태블릿 PC를 마음대로 뒤져 친구를 허위 신고하기까지 했다.
A씨는 내년에 성인이 되면 이 지긋지긋한 관계를 법적으로 완전히 끊어내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어머니의 폭행·감시, '훈육' 아닌 '아동학대'
변호사들은 어머니의 행위가 단순한 훈육이 아닌 명백한 아동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부모라 하더라도 자녀에게 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것은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 김정길 변호사는 "물건을 던지는 행위는 신체적 학대 또는 폭행에 해당하고, 욕설과 정서적 압박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A씨의 상황을 '오래된 정서적 학대와 반복 폭행, 협박이 함께 보이는 매우 중한 상황'으로 진단하며, 아동복지법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변호사들은 112나 아동보호전문기관(1577-1391)에 즉시 신고할 것을 권했다. 이전 신고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던 만큼,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묘수 법률사무소 안형서 변호사는 "폭행 당시 사진, 멍 등 상해 흔적, 물건을 던진 정황이 담긴 영상이나 사진, 대화 녹음 등 구체적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성년 돼도 '가족관계 단절', 법적 제도는 없어
A씨가 가장 간절히 원했던 '법적으로 완전한 단절'은 안타깝게도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변호사들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혈연관계 자체를 법률로 끊어내는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헌정 송인혁 변호사는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법 제도상 친부모와 자식 간의 혈연관계를 법적으로 완전히 끊어내는 제도는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즉, 성인이 된 후 독립하더라도 법적으로는 여전히 어머니와 A씨는 모녀 관계로 남는다. 이는 향후 상속 등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현실적인 방법은? 스토킹 처벌법·주소 열람 제한 활용해야
법적인 관계의 단절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성인이 된 후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성인이 되면 부모의 동의 없이 독립해 거주지를 옮기고 연락을 차단할 수 있다. 만약 어머니가 계속 찾아오거나 연락하며 괴롭힌다면, 법적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별도 거주와 연락 차단은 가능하고, 이후 폭행·협박·스토킹식 연락이 이어지면 접근금지나 형사고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 사실을 입증하면 가해자인 어머니가 A씨의 주소나 주민등록등·초본을 열람할 수 없도록 막는 것도 가능하다. 송인혁 변호사는 "가정폭력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서류를 첨부해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어머니가 의뢰인님의 새 주소지와 등·초본을 절대 조회할 수 없도록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 역시 지금은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학교 상담교사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고 필요한 보호조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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