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40도 넘게 끓자… 뜻밖에 초비상 걸린 대한민국 치킨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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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40도 넘게 끓자… 뜻밖에 초비상 걸린 대한민국 치킨집들

위키트리 2026-07-07 11: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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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發) 폭염과 고환율이 겹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의 원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여기에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수급까지 불안해지면서, 업계는 "본사가 비용을 떠안는 버티기 전략"으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서울의 한 bhc 매장 앞. / 연합뉴스

7일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t당 6200달러로, 지난해 7월(5080달러) 대비 1120달러(22.1%) 뛰었다.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 등 주요 산지가 지난겨울 가뭄에 이어 여름철 40도를 웃도는 폭염까지 겪으면서 작황이 크게 나빠진 탓이다.

튀김유로 올리브오일 비중 50%인 블렌딩 올리브유를 쓰는 제너시스BBQ가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수입 올리브유 대부분이 유럽산이어서, 현지 작황 부진과 수출 감소가 국내 공급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해바라기유와 카놀라유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해바라기유는 1년 새 t당 1032달러에서 1584달러로 53.5% 급등했고, 카놀라유도 650달러에서 743달러로 14.3% 올랐다. bhc는 해바라기유, 교촌에프앤비는 카놀라유를 각각 튀김유로 쓴다. 우크라이나·흑해 지역의 공급 불안과 유럽 폭염이 해바라기유 가격을 밀어 올렸고, 카놀라유 원료인 유채 역시 작황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지난해 1300원대 중반에서 1500원대 중반으로 뛰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그대로여도 원화 환산 구매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I로 닭값도 들썩... "종계 살처분 3.5배 늘어"

원가 압박은 튀김유뿐만이 아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용으로 주로 쓰이는 9~10호 닭의 공장 가격은 ㎏당 5308원으로, 1년 전(4692원)보다 13.1% 올랐다.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살처분 규모가 늘면서 공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2025~2026년 동절기 육용 종계 살처분 규모는 44만 마리로 전년 대비 3.5배 늘었다. 병아리 입식이 줄면서 앞으로 닭고기 공급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림·마니커 등 주요 업체는 이미 납품가를 5~10% 올렸다.

식용유 원료인 대두유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두유 국제가격은 428.29원으로 1년 전(377.95원)보다 13.3% 상승했다. 여기에 중동 분쟁 여파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배달용 포장재 비용까지 전년 대비 40%에서 최대 2배가량 뛰었다.

bhc·교촌은 이미 공급가 인상... BBQ는 "동결"

원가 부담은 이미 가맹점 공급가에 반영되고 있다. bhc는 지난해 말 튀김용 기름(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3년 6개월 만에 20% 인상했다. 교촌에프앤비도 지난 4월 튀김유 공급가를 10% 올리기로 했는데, 가맹점 부담을 덜기 위해 인상분의 절반은 상반기까지 본사가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치킨 한 마리 원가에서 튀김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5~7%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제너시스BBQ는 지난 4월 20일 치킨 판매가격과 가맹점 공급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BBQ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플랫폼 비용 증가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현재 계산으로도 수십억 원 이상 비용이 늘었음에도 본사가 모든 비용 상승을 부담하며 감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해 소비자와 가맹점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bhc 관계자도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500억원 규모의 원부자재 가격을 본사가 감당해왔다"며 "올해는 더 어려운 상황이지만 감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촌치킨 역시 판매가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가격 올렸다간 소탐대실"... 과거 학습효과도

업계가 가격 인상에 이토록 신중한 데는 학습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2024년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가 '깜깜이 인상'이라는 비판을 받은 푸라닭 운영사 아이더스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이 약 19억 5000만원 줄어든 1364억 7634만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교촌치킨 역시 2023년 4월 가격 인상 이후 여론이 악화하며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경험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 결정이 오히려 정부의 이목을 끄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인상이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지는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올리브유 판매대 모습. / 연합뉴스

실제로 배달비를 포함한 치킨 한 마리 가격은 이미 3만원 안팎까지 오른 상태다. 여기에 튀김유·닭고기 가격 상승분까지 그대로 반영하면 주문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본사 부담에도... 중량·사이드 메뉴는 조정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대신 중량이나 사이드 메뉴로 원가 부담을 나누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굽네치킨은 순살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800g에서 700g으로 줄였고, 불닭발·케이준감자 등 일부 사이드 메뉴 가격은 인상했다. 교촌치킨은 부분육 수급 차질에 대응해 '콤보' 메뉴 구성을 바꾸고, 최근에는 '반반윙박스 20p' 등 윙 제품 라인업을 늘리며 수요 분산에 나서고 있다.

일선 매장에서는 이미 공급 차질 조짐도 감지된다. 일부 가맹점에서는 본사 공급 물량이 제한되면서 메뉴 품절이 잦아지고, 점주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과잉 발주에 나서는 등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튀김유와 닭고기, 포장재 등 주요 원부자재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가맹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본사가 일부 비용을 흡수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메뉴나 사이드 메뉴 가격 조정 압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가격은 아직 동결돼 있지만, 원가 상승과 수급 불안이 계속될 경우 이런 '버티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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